尹 “북러, 시급한 필요에 따라 편의적으로 결탁”
韓, 나토와 우크라에 사용되는 北무기 정보 공유
中 ‘도전’ 규정한 나토…尹은 “관계 잘 관리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 등.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초청을 계기로 미국을 방문해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로 밀착하고 있는 북러 관계에 대응해 국제사회와 전방위 연대를 형성했다.
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인 IP4(한국·호주·뉴질랜드·일본) 정상회동에서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4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4개국 정상은 “인도태평양과 유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로 대표되며,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반하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점증하는 군사 및 경제 협력 약속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앞서 10일에는 32개국이 참여하는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공식 결과 문건으로 ‘정상선언’을 채택하고 북한-러시아 및 이란-러시아 간 군사협력 강화에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 정면 비판=윤 대통령은 이번 워싱턴 나토 정상회의 관련 회의에서 북한과 밀착하는 러시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북한과 같은 지원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군사, 경제적 지원은 한반도와 인태지역의 안보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나토 퍼블릭 포럼 인태세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매개로 한 러북 협력은 각자 시급한 필요에 따라 편의적으로 결탁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러시아는 북한이 자신의 무기고 역할을 수행하면서 반미·반서방 노선에 적극 동참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동료 정상 여러분’이라고 부리며 연대를 강조했다.
▶2025년 우크라이나에 2400만달러 기여=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살상 군수물자 지원을 위해 설치된 나토 신탁기금에 우리나라가 내년에 2400만달러를 기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00만달러 기여보다 2배 증액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18~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으로 열린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국가안보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해 살상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실제 단행되지는 않은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나토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는 북한 무기에 대한 정보를 상호 공유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만찬 및 11일 IP4 정상회동 두 차례 만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 만찬 리셉션에 참석해 발코니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젤렌스카 여사 오른쪽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 |
▶中 ‘도전’ 규정한 나토…尹 “한중관계 관리”=나토 정상들은 정상선언을 통해 중국을 ‘도전’국가로 규정, 러시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국제질서를 약화시키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며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대한 모든 물질적, 정치적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러 밀착 국면에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촉구하며 한중 관계를 모색하려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와 분명히 체제는 다르지만, 우리는 중국과 계속 전략적으로 소통하면서 상호존중과 호혜라는 원칙에 입각해서 양국관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역내 평화 안보와 글로벌 공동의 아젠다를 중국과 함께 해나갈 수 있도록 한중관계 잘 관리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영국 등 12개국과 양자회담=윤 대통령은 이번 워싱턴 방문을 계기로 총 12개국과 약식회담 성격의 양자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만나 해상풍력, 핵심광물, 녹색해운, 방산 등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기대했다.
김 차장은 “대한민국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가를 통해 글로벌 안보 공조를 확고히 하고, 우리의 안보를 한층 강화했다”며 “강력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인태지역 파트너, 그리고 나토 회원국들과의 연대를 확충하면서 우리의 안보를 확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