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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1조 소득’ 뒤엔 탈법·폭력...유튜브 규제 감시 강화 필요

여당의 정치 행사를 폭력으로 어지럽힌 주범은 유튜버였다. ‘쯔양 협박 사건’의 용의자들도 유튜버다. 그런가하면 36주된 태아를 낙태(임신중단) 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유튜버와 유튜브 콘텐츠,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돈이다. 국내 개인 미디어 창작자 소득은 이미 1년여 전 1조원이 넘었다. 1인 방송국 시대를 연 ‘미디어 혁명’이 많은 창작자들에 기회를 제공하며 시장을 키웠지만, 한편에선 범죄와 탈법의 생태계도 독버섯처럼 자라났다. 정부와 국회가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16일 당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에서 욕설과 몸싸움을 한 유튜버 3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들은 특정 정치인의 지지를 표방하고 현장을 쫓다나니며 생중계하고 경쟁 정치인들을 공격·비판하는 전형적인 ‘극렬 유튜버’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을 과거사 빌미로 협박하고 돈을 요구·수수한 유튜버들의 혐의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 행태로 일컬어진다. 유명인 관련 사건·사고 정황이 있으면 온라인 공간에서 앞다퉈 달려들어 폭로나 갈취, 사적 제제를 일삼는 행위다. ‘36주 태아 낙태’ 논란은 20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한 유튜버가 자신이 임신인 것을 모르고 있다가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벌어졌다. 경찰은 지난 15일 여성과 수술의사에 대한 엄정 수사 방침을 밝혔다.

일부 정치 유튜버들이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편을 갈라 증오·혐오의 발언을 하는 것도, ‘사이버 렉카’들이 온갖 선정적 폭로와 폭력적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도, 목적은 돈벌이일 것이다. ‘36주 낙태’ 주장 여성도 조회수를 높일 수 있는 더 자극적인 영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유튜버와 BJ 등 1인 미디어 창작자의 국세청 신고 수입은 1조1400억원으로 2020년 4500억원에서 2년 만에 약 2.5배로 증가했다. 1억원 초과 수입자만 2781명으로 연령별로는 20대 이하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이들의 수입은 유튜브의 모기업 구글에서 원천징수가 불가능하고, 개인의 신고에만 주로 의존해야 한다. 또 국세청 공개 자료엔 유튜브의 ‘슈퍼챗’과 같은 후원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과세 사각지대라는 얘기다.

1인 미디어의 발달이 표현·창작의 민주주의를 확대시키고 유익한 콘텐츠를 풍부하게 했지만, 법과 제도가 미비해 폐해와 부작용을 막지 못하고 있다. 가짜뉴스와 유해·악성 콘텐츠에 대한 감시와 처벌,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책임을 강화하는 입법과 공권력의 행사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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