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제품 발표회에서 장원영이 삼성 스마트폰을 홍보하고 있다 [SNS] |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베끼던 샤오미 보다 못하다니”
애플과 삼성 제품을 베끼던 샤오미가 삼성 스마트폰을 추월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삼성이 고전하고 있는 일본에서다. 사상 처음이다.
일본에 공을 들었던 삼성은 충격에 빠졌다. 한일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해 투자를 확대했지만, 정작 중국보다도 못한 결과가 나왔다.
중국 언론들도 난리가 났다. 7일 중국 샤오미가 일본에서 삼성전자를 넘어 3위를 차지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시장 조사기관 캐널리스 자료를 인용해 샤오미의 올해 2분기 일본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샤오미 일본 법인 샤오미재팬도 공식 X 계정에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실제 캐널리스 자료에 따르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56%의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구글(12%)에 이어 샤오미(6%)가 3위를 기록했다. 이어 4위가 샤프(5%), 5위가 삼성전자(5%)다. 상위 5개 기업 중 삼성전자의 하락폭이 -39%로 가장 컸다. 특히 세 자릿수의 상승세는 샤오미가 유일하다.
일본 도쿄 삼성 ‘갤럭시Z 플립5’ 옥외광고. [삼성전자 제공] |
삼성은 한일 관계가 개선된 지난해부터 일본에 공을 들여왔다. 마케팅 및 투자도 확대했다. 일본 최대 번화가인 도쿄 시부야에 삼성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5’, ‘갤럭시Z 플립5’의 대대적인 옥외광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비선호도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의 ‘무덤’이라고 불릴만큼 삼성 홀대가 심한 곳이다. 삼성은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지키면서도 유독 일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급기야 일본에선 ‘삼성’ 로고 대신 ‘갤럭시’ 브랜드만 붙여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산 브랜드에 대한 비선호도가 심했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 개선과 함께 지난해부터 삼성 로고를 다시 전면에 내세웠고, ‘삼성 뉴스룸 재팬’까지 오픈했다. 2008년 10월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한 지 16년 만이다.
'샤오미14 울트라' |
샤오미는 삼성보다 한참 늦은 지난 2019년 12월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애플 아이폰을 제외한 외산 브랜드 가운데는 가장 빠르게 시장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샤오미의 고가 스마트폰 ‘샤오미14 울트라’가 일본 전자상거래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샤오미14 울트라’의 일본 시장 가격이 중국 보다 비싼 가운데 거둔 실적인 만큼 의미가 크다는게 샤오미측의 설명이다. 중국 언론들도 샤오미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선진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고 평했다.
삼성 제품을 베끼던 샤오미가 이젠 삼성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앞서 샤오미는 삼성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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