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트남 생산 공장 [사진, 삼성전자]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베트남 국민기업인데…어떻게 이런일이”

삼성전자가 굳게 믿었던 베트남에서 중국에 1위자리를 뺏기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사상 처음이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다. 삼성이 베트남 현지에 쏟아부은 금액만 17년간 30조원이 넘는다. 외국 기업 최대 규모다. 베트남 경제 판도까지 바꿔놨다.

매년 1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하며 ‘베트남 국민기업’이라는 칭송까지 듣고 있다. 삼성이 중국에 1위자리를 빼앗긴 것을 두고 ‘베트남의 배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이 없는 베트남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 공장 [사진, 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중국 오포가 베트남 시장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했다. 오포(27%)에 1위를 빼앗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1%였으며, 샤오미가 20%로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았다. 4위는 애플(16%), 5위는 비보(6%)다.

2분기 삼성전자는 베트남 뿐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에서 전부 중국 기업에 1위를 내줬다.

무엇보다 베트남에서 중국에 밀린 게 뼈아프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세계 생산량 절반 가량을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다. 베트남 협력사만 현재 309곳으로 지난 10년간 12배 이상으로 늘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 기업이다. 베트남 경제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은 삼성 덕에 지난해 연간 5.05%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

중국이 더 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 시장에서는 미미하지만 전 세계 시장에서는 삼성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8%로 전년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의 뒤를 이어 점유율 2위인 애플도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해 16%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중국업체인 샤오미(15%)와 비보(9%)는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증가하며,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