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판교 사옥 |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대박 기회→휴지 조각”
한때 국민주 열풍을 몰고 온 카카오. 17만원대까지 갔던 주가가 3만원대로 믿기 힘든 대폭락을 하면서 임직원들에게 ‘대박’의 기회로 여겨졌던 스톡옵션이 휴지 조각이 됐다.
인센티브였던 스톡옵션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줘도 안 갖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 후 회사 주식을 행사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행사가보다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얻을 수 있어 미래가 좋은 기업일수록 스톡옵션의 매력이 높아진다. 인재를 영업하고 임직원의 동기를 부여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카카오가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가격은 2019년 약 12만원, 2021년 약 11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카카오 주가가 2021년 최고가 17만 3000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현재 3만 6550원까지 하락했다. 인센티브로 받은 스톡옵션이 휴지조각이 됐다.
아예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퇴사를 선택하는 직원들도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 사옥 |
카카오 열풍이 불던 지난 2021년. 카카오는 17만원까지 올랐다. 너도 나도 20만원까지 간다고 외쳤다. 카카오가 3만원대로 폭락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크게 손해 보고 팔았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0만명에 달하던 소액주주도 크게 줄고 있다. 178만명(6월말 기준)으로 20만명 이상 줄었다.
카카오 주가는 성장성 둔화과 사법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급락세를 탔다.
카카오를 보는 증권가의 시선도 싸늘하다. 2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5만 1000원에서 4만 2000원까지 하향하고, 대형주로는 이례적으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중립은 사실상 ‘지금이라도 주식을 팔라’는 것과 다를바 없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정을 한 혐의로 구속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
카카오의 위기는 성장성 둔화와 김범수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정을 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굳건히 1위를 지켜왔던 카카오톡 이용자수도 유튜브에 역전 당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카카오톡의 월간 이용자수는 4500만명으로 유튜브(4580만명)에 밀렸다. 갈수록 유튜브와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위기에 몰리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주식을 매입, 책임감을 가지고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3일부터 이틀 동안 1억원 상당의 카카오 주식을 매입했다. 정 대표가 올해 매입한 금액은 총 2억원에 달한다. 정 대표는 매년 2억원 주식을 매입하고, 재직 기간 동안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