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숭일정권-살인자 발언 등 맹공 이어져
대통령실, 재정파탄 지목-친일 프레임 유감 등
尹, ‘반국가세력’ 발언 놓고도 여진 이어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6회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오는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여야 대표회담이 열리지만, 대통령실은 영수회담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회담 성사 조건으로 대통령실이 밝힌 ‘국회 정상화’ 물꼬는 열렸지만 살인자 발언, 재정파탄 청문회 추진, 거부권 정국 등으로 민주당과의 대치는 풀리지 않는 분위기다. 축하 난 전달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도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직접 전화를 걸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무진끼리 먼저”라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4월 윤 대통령은 이 대표 측에 영수회담을 제안할 당시 전화번호를 휴대폰에 저장한다고 했던 바 있다.
이 대표 측에 축하 난 전달 관련해서는 “연락을 받지 않는데”라며 전했다. 이번 사건이 진실공방으로 흐르지 않도록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그 배경엔 민주당 측의 행동이 있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전일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당선 축하 난을 둘러싸고 엇갈린 주장을 내놨다. 대통령실은 홍철호 정무수석이 축하 난을 보내려고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정무수석 예방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지만, 축하난 전달과 관련한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다만 2022년에도 당시 이진복 정무수석이 신임 대표였던 이 대표를 예방하고, 윤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한만큼 민주당 측의 주장이 어불성설이라는 이야기도 오간다.
이처럼 대통령실과 민주당 간 기싸움이 이어지는건 최근 정국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에 진정성 여부를 살펴야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각종 특검, 입법독주, 탄핵 정국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제의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헤럴드DB] |
양측 간에는 연일 날선 발언도 오가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일본 마음’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숭일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또 광복절 하루 전날에는 윤석열 정부에 “정신적 내선일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도 “친일 프레임을 씌워 정쟁화하고 국민 분열을 야기하는 야당의 모습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맞받아쳤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재정파탄 청문회’ 추진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재정파탄의 주범일 수 있는 민주당이 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살인자 발언을 한 민주당 전현희 의원에게 공식 사과도 재차 요구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북풍몰이”라며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여진은 이어지는 중이다.
양측 대립구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표와 한 대표 간 만남이 예정된만큼 차기 시선은 영수회담으로 쏠리고 있다. 여야 두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특정 현안에서 합의점이 도출되면 윤 대통령도 이를 무작정 거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연성적인 이슈에 대해서라도 여야간 진전된 합의가 나오면 영수회담 가능성은 높아지지 않겠냐”며 “9월 정기국회,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 등을 고려하면 국면 전환의 필요성 차원에서라도 검토해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