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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오니까 출근하지 마세요” 유명 대기업의 ‘파격’…이게 가능?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비가 내린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직원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가능한 재택근무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HP코리아)

태풍 ‘종다리’가 많은 비를 뿌린 21일 이른 아침, HP코리아 직원들은 김대환 대표 명의로 된 ‘재택근무 권고’ 이메일을 받았다.

비단 이 날만 그런 게 아니다. 정부로부터 재난안전문자가 올 때면 어김없이 재택근무 권고 연락을 받고, 업무 영역별로 상이하지만 HP코리아 직원들은 일주일 기준 1~2회 정도 출근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IT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재택근무 폐지 및 축소를 추진 중인 가운데, HP코리아는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김대환 HP코리아 대표. [HP코리아 제공]

21일 업계에 따르면 HP코리아에는 ‘일주일 기준 사무실 출근 ○회’라는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맞춰 자유롭게 재택근무를 한다.

예를 들어 출근이 잦은 영업 파트 직원들은 금요일에 주로 재택근무를 하고, 인사·마케팅 파트 직원들은 주 1~2회 정도 출근한다. HP 글로벌 본사와 협력이 다수인 파트 직원들 중에는 월 기준 회사 출근 횟수를 한 손으로 꼽는 이도 있다.

정부에서 재난안전문자를 보낼 때도 그렇다. 눈이 많이 오거나 바람이 심할 때면 여지없이 재택근무 권고다.

이날도 HP코리아는 “현재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며, 긴급 상황 발생 시 회사와 연락을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HP 글로벌 본사의 방침이 HP코리아에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본사의 별도 지시 없이도 한국 지사에서 재택근무 권고 결정이 가능하다.

카카오 직원이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 출근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

이런 HP코리아의 풍경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축소되고 있는 추세인 국내 IT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도 대조적이다. 카카오는 사무실 출근을 기본으로 하기로 했고,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은 전문 출근제로 전환, 야놀자는 재택근무 축소 등을 결정했다.

HP코리아 관계자는 “재택근무와 관련해 직원들이 느끼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앞서 출근 때와 비교하더라도 업무생산성이 낮아진다거나 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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