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손의 '커피 로봇(N2 시리즈 로봇). [이영기 기자/20ki@]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사람 바리스타, 곧 없어질까?”
프린터로 유명한 ‘엡손(EPSON)’이 커피 로봇을 처음 선보였다. 자사 산업용 로봇에 커피를 내리는 동작을 입력해 커피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든 로봇이다. 이처럼 인간 바리스타를 대체하려는 시도는 엡손뿐 아니라, 국내업계에서도 꾸준히 이어지며 관련 시장을 형성해가는 모양새다.
26일 한국엡손은 4K 프로젝터 신제품 5종을 공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산업용 로봇 팔을 활용한 커피 로봇을 공개했다. 해당 로봇은 엡손의 N2 시리즈 모델에 커피를 내리는 동작을 입력해 커피를 내릴 수 있도록 만든 로봇이다.
로봇은 커피 캡슐 삽입부터 컵 이동, 정해진 위치에 완성된 커피를 제공하는 등 모든 동작을 완전 자동으로 수행했다. 한국엡손 관계자에 따르면 N2 시리즈 커피 로봇의 가격은 8000만원이다. 해당 모델은 데모 버전으로, 공식 출시 계획은 없는 상태다.
‘제이엠로보틱스’의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타 커피 로봇’이 카페라떼를 만들고 있다. [이영기 기자/20ki@] |
엡손의 산업용 로봇 중 N2 시리즈는 총 6개의 관절을 갖고 있는 6축 로봇이다. N2 시리즈는 팔 길이를 최장 450㎜까지 늘릴 수 있고, 최대 2.5㎏의 무게까지 들 수 있다. 또 폴딩암(folding arm, 접을 수 있는 로봇팔)을 통해 좁은 공간에서도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커피 로봇은 좁은 정사각형 부스 안에서 모든 동작을 수행했다.
프린터 회사로 익숙한 엡손은 로봇 기술력을 선보이며, 사업 부문도 다각화하고 있다. 엡손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에서 프린팅 솔루션 부문은 69.8%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로봇이 속한 산업 관련 제품 부문도 약 14% 정도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제이엠로보틱스’의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타 커피 로봇’이 카페라떼를 만들고 있다. [이영기 기자/20ki@] |
로봇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간 바리스타를 대체하려는 시도는 엡손뿐 아니다. 국내 기업도 로봇과 AI 등을 통해 인간 바리스타를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 기업 ‘제이엠로보틱스’는 최근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타 커피 로봇’를 상용화해 전개하고 있다. 사람이 한 것처럼 라떼아트까지 뚝딱 해내는 바리스타 커피 로봇의 가격은 1억원이다. 현재 경남 산청군의 산청휴게소에서 실제로 로봇이 운영되고 있다.
'어노테이션 AI(annotaion AI)'의 바이리(VAIRI)가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는 모습. [이영기 기자/20ki@] |
'어노테이션 AI(annotaion AI)'도 바이리(VAIRI)라는 핸드드립 머신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람 손으로 원두가 담긴 필터에 물을 흘려서 커피를 만드는 방식을 손 대신 로봇 팔이 대신 한다. 바이리의 손 옆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비전 AI'가 드립 방식도 조절한다. 가격은 1억5000만원이다.
또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엑스와이지(XYZ)도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BARIS)’를 선보여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로봇 기술력을 갖춘 많은 기업들이 핸드드립, 라떼아트 등 다양한 형태로 인간 바리스타를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로봇 시장 성장과 함께 커피 로봇 시장도 함께 규모를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