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적 군사력 강화 사업이 국가 제일중대사 돼야”
美대선 개입 의도 노골화…7차 핵실험도 배제 못해
북한이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일 고강도 군사행보를 펼치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시키면서 존재감을 과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위원장이 전날 미사일총국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커다란 만족’을 표시한 뒤 “이러한 시험과 그를 통한 무장장비 성능의 부단한 제고는 국가안전환경에 미치는 외부세력의 엄중한 위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며 “오늘의 국가안전환경을 위협하는 지역의 군사정치정세는 자위적 군사력을 강화하는 사업이 의연 우리 국가의 제일중대사로 돼야 함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늘 다시금 확증된 우리 군사력의 강세는 공화국 무력의 발전 속도를 가늠해보기에 충분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핵무력을 계속 증강하는 것과 함께 상용무기부문에서도 세계 최강의 군사기술력과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핵과 함께 재래식 무기도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얘기다.
북한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화성포-11다-4.5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의 개량형으로 탄두 중량을 500㎏에서 4.5t으로 대폭 늘리고 연료 탑재량도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핵을 보유하지 못한 한국이 북한 핵에 대응해 세계 최대급 탄두중량인 8~9t의 재래식 탄도미사일 현무-5 등을 개발 중이듯이 북한도 핵과 별도로 초대형 탄두 탑재가 가능한 재래식 탄도미사일 개량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화성포-11다-4.5와 같은 날 시험발사한 기존의 ‘화살-1형’과 유사한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역시 성능을 고도화했다고 밝혀 개량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특히 북한은 화성포-11다-4.5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표적을 기존 동해상 무인도가 아닌 내륙으로 설정함으로써 정확도를 과시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국민 안전과 재산 피해 등을 고려해 미사일 시험발사 시 해상이나 오지 등에 표적을 설정한다.
이와 관련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정상적 국가로 보기 어렵다”면서 “우리와는 차이가 많다”고 꼬집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우라늄 농축기지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우라늄 농축시설 내용과 사진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최근 군사행보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화성포-11다-4.5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이 연구개발한 7.62㎜저격수보총과 5.56㎜자동보총 등도 살펴봤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에는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를 찾아 특수작전무력이 승패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면서 직접 총기를 들고 사격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또 12일에는 신형 600㎜ 초대형방사포 이동식발사대(TEL)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사격 현장도 찾았다.
특히 북한 관영매체들이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핵탄두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는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 등을 방문한 내용과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며 “자위의 핵병기들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이자면 지금 이룩한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능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핵 관련 시설 방문을 공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 위원장의 잇단 군사행보를 두고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대미 압박 차원에서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북한의) 핵실험은 항상 실시할 준비는 돼있고 정치적인 판단만 남아 있는 단계”라며 “북한 지도자의 정치적 판단이 있으면 언제든 핵실험은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1일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를 현지시찰하고 전투원들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13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