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의 단위면적(㎡)당 평균 거래가격이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방위적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비싼 매물에 눈을 돌리며 평균 거래가격도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평균 거래가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오피스텔 등)의 ㎡당 평균 거래가는 약 1184만원이었다. 전월(약 1223만원)과 비교하면 3.2% 하락한 수준이다.

서울 집합건물 평균 거래가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전월 대비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감소세로 전환했다. 다만 1년 전인 작년 10월(㎡당 1140만원)과 비교하면 3.9% 상승한 수준이다. 서울 집합건물 거래량도 지난 4월(5098건)부터 9월(7105건)까지 반년간 늘다가, 지난달(6586건) 들어 7000건 이하로 꺾였다.

이는 대출 규제와 가격 급등 피로감이 맞물린 가운데, 매수자들도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관망세로 돌아서며 평균 거래가도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아파트값 상승폭도 둔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전주(0.09%)보다 소폭 줄었다.

같은 수도권인 경기도의 집합건물 평균거래가도 지난 10월 기준 ㎡당 607만원으로 전월(㎡당 618만원) 대비 떨어지며 2개월째 하락세졌다. 다만 지난달 인천의 집합건물 평균거래가는 ㎡당 595만원으로 전월(㎡당 514만원) 대비 약 16%나 뛰었다.

수도권 외에도 세종(594만원→522만원), 부산(524만원→510만원), 광주(394만원→384만원), 울산(423만원→399만원), 충북(302만원→284만원), 강원(365만원→345만원), 전북(290만원→274만원), 경남(368만원→325만원)은 지난달 집합건물 ㎡당 평균거래가액이 전월 대비 하락했다.

한편 지난 9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조치 이후, 매물이 적체되고 상승폭은 줄었지만 집주인도 호가를 유지해 거래 가격이 급감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대출 한도를 줄인 가운데 정책자금 대출을 더 줄인다는 시그널에 수요자들은 매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보니, 집주인들은 급매물조차 호가를 내리지 않아 시장에선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