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경길(울산) 기자]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는 지난달 31일 <가보지 않은 길>의 저자인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실시했다.
이날 특별강연은 현대차 울산공장 관리직 500여명을 대상으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날 송호근교수는 최근 발간돼 화제가 된 자신의 저서 <가보지 않은 길>의 책 내용을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송호근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조선업계에서 세계 1위를 달리던 현대중공업이 최근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것은 호황기에 제대로 대응체제를 마련하지 못한 때문”이라며 “아무리 건실한 기업도 위기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다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 동구의 남목 고개만 넘으면 바로 인접해 있는 현대차도 위기의 그림자가 이미 침투해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현대차 생산현장에서는 위기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더 큰 위기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는 위기에 대한 인식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송 교수는 “2000년대 들어 현대차가 유례없는 급성장을 이뤄왔지만,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게 될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감안할 때 향후 10년내 생존을 걱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차 임직원의 정신 재무장을 거듭 제안했다.
송호근 교수는 현대차 임직원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달했다. 송 교수는 “전 세계 자동차업계 역사상 이렇게 단시간에 큰 성장을 이룬 기업은 한국밖에 없다”며 “외국기업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한국 경영인과 근로자의 열정과 저력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송 교수는 “상식선을 넘어서 임금과 복지에만 매몰되고 정치화 성향이 뚜렷해진 노조의 활동에 대해서는 우려와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송 교수는 “현대차가 전혀 알지 못했던 지난 과거를 성공적으로 걸어왔듯이 노사가 힘을 합쳐 아직 가보지 않은 미래를 힘차게 행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특별강연에 참석한 현대차 임직원들은 강의 후 실시된 설문조사를 통해 “자동차산업의 위기상황에 대해 깊이 공감했으며, 위기극복을 위해 임직원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뜻 깊은 강연이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송호근 교수의 저서 <가보지 않은 길>은 현대차 작업현장을 깊이 답사한 후 현대차노조의 투쟁현장 등에 대한 소감을 담은 책으로, 앞으로 우리 산업계가 어떻게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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