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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더스’ 장혁, 남자주인공이 살아난다
장혁은 SBS 월화극 ‘마이더스’에서 자신이 맡은 김도현 변호사 역과 충분히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왔다. 여전히 ‘추노’때의 이미지가 나온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장혁이 살지 않고는 ‘마이더스’는 절대 뜰 수 없다. 다행히 8~9회에서 도현의 이미지가 살아나고 있다. 간혹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기업 인수 합병에 관한 다소 허술한 이야기가 보강된다면 ‘마이더스’는 해볼만하다.

장혁이 맡은 도현은 냉혈한 모습을 보이는 남자이면서도 마음속에는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외로움과 허무가 짙게 깔려있고 돈에 대한 뒤틀린 욕망으로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장혁이 이 쉽지 않은 인물의 매력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도현은 22일 방송된 9회분에서 뛰어난 전술을 펼쳐 한영은행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하며 극에 흥미 진진함을 더했다. 특히 거듭되는 위기 속에서도 도현이 위기를 탈출해내며 끝내 론코리아를 매각협상대상자로 만드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차갑고 강인한 모습만을 보여주던 장혁이 쓸쓸하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기쁜 소식에도 불구하고, 함께 기쁨을 누릴 사람이 없는 도현은 공허한 마음을 드러내며 생각에 잠기고, 이 때 도현이 술에 취해 넋두리를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도현이 취한 목소리로 “엄니... 나 해낸거 봤어요?”, “나... 좀 자랑하고 싶은데... 엄니 말곤... 자랑할 사람도 없네”라고 말하며 남모를 아픈 심정을 털어 놓았다. 또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슬픔을 삭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까지 먹먹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경쟁입찰에 뛰어든 유성준(윤제문 분)의 IJ인베스트가 한영은행의인수자로 결정이 나면서 충격에 휩싸인 도현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지를 기대하게 했다.

앞으로 장혁은 김희애와의 관계가 지속될 지의 여부와, 결혼을 약속했던 이민정의 복수가 언제 어떻게 시작될 지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극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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