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햄은 컴백 상대로 제격이다. 강등권 문턱에서 허덕이는(리그 17위) 약체여서만은 아니다. 정서적 동인이 있다. 맨유는 지난해 12월 1일 런던 업튼파크에서 웨스트햄에 치욕을 당했다. 당시 리그 꼴찌를 달리던 팀에게 칼링컵 8강전에서 0-4로 대패한 것.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공식 경기 29연속 무패 행진이 멈춰섰고 칼링컵 3연패 꿈도 물거품 됐다. 세계적인 클럽 맨유가 런던의 약체 웨스트햄에 4골 차로 진 것은 1930년 이후 80년 만의 일.
당시 박지성은 교체 멤버로 벤치를 지켰지만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1.5군의 어린 선수들이 눈발 날리는 경기장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눈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속 탈 이유가 더 있었다. 같은 날 늦게 2022 월드컵 개최 후보국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스위스 취리히로 날아가야 하는데 폭설로 인한 결항까지 걱정됐다. 팀은 무너지는데 뛸 수는 없고 마음만 답답한 90분이었다.
웨스트햄과의 ‘리턴 매치’는 저 묵은 체증을 날릴 수 있는 경기다. 함께 부상 병동을 이뤘던 팀 동료 대런 플레처, 네마냐 비디치도 이 경기에 우루루 복귀할 예정이다. 맨유는 비로소 예전 맨유에 근접한 경기력을 보일 것이 예상된다.
이달 말 A매치 데이도 박지성에게는 오히려 호재다. 루니, 나니, 치차리토 등이 일제 출격하는 것과 달리 박지성은 일주일 가까이를 더 여유롭게 충전할 수 있다.
웨스트햄전에서 부활한다면 다음이 더 기대된다. 다음달 7일과 13일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 2차전이 그를 기다린다.
<임희윤 기자 @limisglue> im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