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심장’ 박지성이 신발끈을 묶고 있다. 다음달 2일 웨스트햄전 출격이 예고됐다. 지난 연말 선덜랜드전 이후 97일 만의 리그경기 복귀다.
웨스트햄은 컴백 상대로 제격이다. 강등권 문턱에서 허덕이는(리그 17위) 약체여서만은 아니다. 정서적 동인이 있다. 맨유는 지난해 12월 1일 런던 업튼파크에서 웨스트햄에 치욕을 당했다. 당시 리그 꼴찌를 달리던 팀에게 칼링컵 8강전에서 0-4로 대패한 것.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공식경기 29연속 무패 행진이 멈춰섰고, 칼링컵 3연패의 꿈도 물거품 됐다. 세계적인 클럽 맨유가 런던의 약체 웨스트햄에 4골 차로 진 것은 1930년 이후 80년 만의 일.
당시 박지성은 교체 멤버로 벤치를 지켰지만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1.5군의 어린 선수들이 눈발 날리는 경기장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속 탈 이유가 더 있었다. 같은 날 늦게 2022 월드컵 개최 후보국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스위스 취리히로 날아가야 하는데 폭설로 인한 결항까지 걱정됐다. 팀은 무너지는데 뛸 수는 없고 마음만 답답한 90분이었다.
웨스트햄과의 ‘리턴 매치’는 묵은 체증을 날릴 수 있는 경기다. 함께 부상병동을 이뤘던 팀 동료 대런 플레처, 네마냐 비디치도 이 경기에 대거 복귀할 예정이다. 맨유는 비로소 예전 맨유에 근접한 경기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A매치 데이도 박지성에겐 호재다. 박지성은 일주일 가까이 더 여유롭게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희윤 기자/i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