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타계 기사에 “마릴린 먼로는 ‘섹스의 여신’(sex goddess)였고 그레이스 켈리는 ‘얼음 여왕’(ice queen)이었으며 오드리 헵번은 ‘영원한 장난꾸러기 소녀’(eternal gamine)였고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미의 화신’이었다”고 했다.
한 시대가 저물었다. 그들이 있어 행복한 시대였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마지막으로 20세기를 수놓았던 여배우들이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 참혹한 전쟁과 끊임없는 빈곤ㆍ 기아 등 격변과 절망의 역사 속에서 대중들에게 꿈과 희망, 위안 그리고 숱한 이야깃거리를 주었던 스타들이었다. 한결같이 세기의 미녀들이었으며 같은 시대를 살았고, 은막의 여왕들이었지만 그들이 상징하는 꿈과 아름다움은 분명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영화보다 드라마틱했던 삶과 사랑의 여정도 저마다 달랐다. 달랐으므로 그들은 서로를 더욱 빛나게 했다. 대중들은 그들 모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먼로 |
오드리 헵번 |
엘리자베스 테일러(1932~2011)는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미의 여신이었으며 그녀가 출연한 작품대로 20세기의 ‘클레오파트라’이자 ‘비너스’ 였다. 세기의 미모로 얻을 수 있는 모든 환호와 행복을 .누렸다. 동료배우 리처드 버튼과의 반복된 만남을 포함해 8번 결혼했고 7명의 남편을 뒀다. 그녀는 숨을 거둘때까지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고, 인간을 늙고 추하게 만드는 시간과 대결했으며 록 허드슨을 비롯해 자신의 동료와 인간들을 불행하게 만든 에이즈와 싸웠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