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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Vs영화’로 더 흥미진진...같거나 혹은 다르거나
영화소개 TV 프로그램의 한 코너인 ‘영화 VS 영화’, 딱 그 모양새다. 공교롭게 비슷한 소재나 설정을 가진 한국과 미국영화가 동시에 봄극장가에 내걸렸다.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있을만하다.

첫 손에 꼽히는 작품은 장진 감독의 ‘로맨틱 헤븐’과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히어애프터’다. 각각 ‘아름다운 천국’과 ‘사후세계’를 제목으로 한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 남자 둘, 여자 하나가 주인공인 것도 마치 미리 맞춘 것 같다. 드라마도 각자의 삶이 각각의 공간에서 서로 상관없이 펼쳐지다 만나는 식으로 전개된다. 공통적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로맨틱 헤븐’에선 죽어서 천국에 간 청년(김동욱)과, 시한부 암환자인 어머니를 곧 떠나보내야 하는 소녀(김지원),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중년남자(김수로)가 등장한다. ‘히어애프터’는 사후 세계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심령술사인 청년(맷 데이먼), 쓰나미에 휩쓸려 죽음 문턱에서 사후 세계를 경험했던 여인(세실 드 프랑스), 사랑하는 쌍둥이 형을 사고로 잃은 소년이 주인공이다. 
위험한 상견례2
두 영화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스크린의 전면에 보여준다. ‘로맨틱 헤븐’에선 지중해풍의 환상적인 건축물과 정원으로 꾸며진 아름다운 공간으로 천국을 보여주고, ‘히어애프터’에서 산 자들에게 포착된 사후 세계는 혼돈 속의 환상처럼 형체를 쉽사리 알아채기 어려운 사람들, 뿌연 빛과 어둠으로 묘사된다.

설정은 비슷하지만 30대 후반의 재기발랄한 장진 감독과 80대 거장 감독의 시선이 두 작품의 색깔과 분위기를 크게 가른다. ‘로맨틱 헤븐’은 경쾌한 코미디이자 어른들을 위한 밝고 따듯한 동화다. ‘히어 애프터’는 묵직하고 뭉클하다. 거장 감독이 이른 경지가 느껴진다. 저마다의 사연과 비밀을 갖고 죽은 자와 만나기 위해 애쓰는 극중 인물들이 그토록 애태우던 해후 후 흘리는 눈물마다 가슴이 저민다. 반면 ‘로맨틱 헤븐’은 장면마다 웃음기를 머금었다. 

미트 페어런츠3
‘위험한 상견례’와 ‘미트 페어런츠3’의 절묘한 ‘짝패’같다. 아이디어로는 11년전 시리즈의 첫 편이 등장한 ‘미트 페어런츠’가 앞선다. 벤 스틸러와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을 맡고 기라성같은 조연들이 가세한 이 영화 시리즈에서 1편은 간호사인 사윗감이 장인의 허락을 받기 위한 대작전을 그렸고, 2편에선 가풍이 극과 극인 양가의 상견례를 소재로 했으며 이번 3편에선 사위와 장인의 주도권 다툼을 그린다. 전직 CIA요원인 장인과 간호사인 사위, 히피스타일의 자유분방한 남자쪽 집안과 엄격한 가부장이 유지되고 있는 여자쪽 집안. 특히 이번 3편에서는 발기부전치료제 등을 등장시켜 미국적이고 성적인 농담과 유머를 강화했다.

‘위험한 상견례’는 언뜻 ‘미트 페어런츠’와 비슷한 설정이지만 철저히 한국적이다. 80년대 말 ‘전라도만은 절대 안돼’를 부르짖는 경상도 집안의 처자를 얻기 위한 순정만화작가인 전라도 청년의 좌충우돌 결혼도전기를 그렸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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