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인 김은희 작가와 함께 ‘싸인’을 집필ㆍ연출한 장 감독은 부부 공동 작업 과정을 소개하며 “쉬고 싶어서 앙탈을 많이 부렸다. 아내에게 ‘네가 좀 더 쓰면 안돼냐’며 사정했다”고 전했다.
가장 친한 친구 장진 감독에게 던진 조언도 소개했다. 장 감독은 “장진 작품 중 내가 하지 말라고 심하게 말렸던 영화가 한편 있다. 그 영화가 다름 아닌 ‘웰컴 투 동막골’”이라면서 “당시 장진이 ‘지금 이걸 하지 않으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길래 ‘장진이 이렇게 가는구나’라며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웰컴 투 동막골’은 2005년 개봉해 전국 관객 800만명을 기록한 흥행 작품. 장 감독은 “그 이후 장진이 내게 의견을 물어보는 빈도가 상당히 줄었다. 나도 그때부터 장진의 기획이 정말 좋게 느껴진다”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장 감독은 범상치 않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과 영화감독 및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게 된 계기도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이모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반장이 됐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모두가 기뻐했다. 그때 거짓말로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창시절 신문 하단에 실린 영화 포스터만 보고 친구들에게 영화를 봤다고 거짓말을 했다. 영화 홍보문구만 보고도 이야기를 만들었고, 수업 시작종이 울려 이야기를 멈추면 아이들이 아쉬움의 탄성을 내질렀다”고 회상했다.
방송작가로 시작해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연극 및 드라마 연출, 예능 프로그램 진행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해온 장 감독은 “그러나 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꿈은 오직 영화 뿐”이라면서 “궁극적인 목표는 나이 예순이 넘어서도 영화를 찍는 것이다. 예순살에 감독 의자에 앉아있는 게 내게는 성공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outofmap> 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