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언더파로 공동 선두, 마지막 18번홀(파5). 이제 우승컵은 피말리는 어프로치와 퍼트에서 갈리게 됐다.
컴퓨터같은 아이언샷을 자랑하는 신지애가 먼저 서드샷을 핀 1.5m에 붙였다.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산드라 갈(독일)이었고, 신지애의 우승이 기대됐다. 하지만 갈의 서드샷은 핀을 50㎝가량 지나친 뒤 백스핀으로 핀 옆을 지나 70㎝정도 지나 멈췄다. 이글이 될 뻔한 순간이었다. 둘 다 버디를 성공한다면 연장전이었지만 신지애는 부담을 느낀 듯 훅라이를 조금 덜 봤고, 볼은 홀컵 오른쪽을 훑은 뒤 나오고 말았다. 산드라 갈은 버디를 성공시키며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여제’ 신지애(23ㆍ미래에셋)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클래식에서 마지막 퍼트를 놓치며 아쉽게 우승트로피를 내줫다.
신지애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의 인더스트리 힐스 골프장(파73ㆍ670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보기 3개와 버디 3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1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2009년 데뷔 후 우승이 없었던 갈은 2타를 줄이면서 합계 16언더파로 ‘거함’ 신지애를 꺾으며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경험 면에서는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신지애가 100위권인 갈에 월등히 앞섰지만 퍼트에서 승패가 갈렸다. 티샷 비거리는 물론 정확도, 아이언샷 정확도에서도 신지애에 뒤진 갈은 4라운드 내내 25~27개 내외의 ‘매운 퍼트실력’을 과시하며 타수를 줄였고, 마지막 날에도 신지애를 퍼트로 울렸다.
신지애는 14, 16, 18번홀에서 모두 2m 내외의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모두 놓쳐 시즌 첫승 도전이 무산됐다. 14번홀에서 버디를 놓친 신지애는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앞서 나갔으나, 16번홀에서 갈이 까다로운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부담을 느낀 듯 더 가까운 버디퍼트를 놓쳤다.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서 신들린 듯한 아이언샷을 보여줬지만, 1,3,4라운드에서 모두 30개 이상의 퍼트를 기록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