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가수들을 모아놓고 이들에게 음악과 가창력으로 평가를 내린다던 이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MBC)’는 방송 4회차에 접어들어 많은 논란을 잠재웠다.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전해준 음악의 힘이었다. 결국 시청자들은 언젠가 이들이 들려주던 음악에 울고 웃었던 것처럼 그 음악으로 인해 비난의 칼날도 잠시 내려두었다.
무려 2시간45분이 전해준 감동의 크기는 7인의 가수들이 부른 노래 한 곡 한 곡에 나눠 쌓여갔다. 25%의 지지율로 1위에 오른 김범수나 9%의 지지율로 7위를 차지한 정엽이나 이들에게 매겨진 성적표와 관계없는 똑같은 감동의 크기였다.
이날의 감동은 음원 순위로도 되돌아왔다.
‘나는 가수다’의 음원들이 온라인 음악차트를 휩쓸고 있다. 서로의 인기곡을 바꿔부르는 미션이 165분동안 전파를 타자 각각의 가수들이 부른 노래들은 서서히 음원 사이트로 고개를 내밀었다. 흥미로운 것은 청중평가단의 순위와 음원 사이트의 순위가 엇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김범수의 ‘제발’이 1위, 백지영의 ‘약속’이 3위, 김건모의 ‘유 아 마이 레이디(You Are My Lady)’ 4위, 박정현의 ‘첫인상’ 5위, 윤도현의 ‘대시(Dash)’ 7위, 정엽의 ‘잊을게’ 9위, 이소라의 ‘나의 하루’가 11위에 오르며 다른 가수들의 노래가 올라올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음악포털 벅스 실시간차트에서도 김범수가 1위, 김건모 2위, 박정현 3위, 백지영 4위, 윤도현 5위, 이소라 6위, 정엽이 7위를 차지했다. 1위와 7위가 청중평가단의 것과 똑같이 나타났다. 1000개의 귀는 여전히 정직했다.
다른 음악포털 멜론의 실시간 차트에서도 김범수의 ’제발’이 1위였다. 윤도현, 김건모, 백지영이 각각 4, 5, 6위를 차지했고 박정현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싸이월드의 실시간차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범수는 단연 1위였으며 2위로는 김건모가 올랐다. 백지영의 ‘약속’은 6위, 정엽, 박정현, 윤도현이 7, 8, 10위를 차지했다.
165분동안 보여진 이날 방송의 여운은 곧장 노래에 대한 반응으로 이어진 것이다. 방송을 만난 음악과 경연은 논란을 가져오다 비판받기 일쑤였으나 방송의 힘에 음악이 더해지니 감동은 배가 됐다. 노래는 남기고 싶은 것이 됐다.
반응은 방송 이후의 시청률로도 이어졌다. ‘나는 가수다’는 27일 방송분은 전국 시청률 13.7%(AGB닐슨 집계 결과)를 기록하며 자체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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