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독고영재가 1970년대 말 전쟁영화 촬영 중 폭파 사고로 죽을 뻔했던 비화를 당시 사진과 함께 공개해 보는 이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위험한 장면의 대역도 없고 실제로 실탄을 쏘아가며 촬영했던 당시 영화제작 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던지를 보여주는 증언이었다. 생생한 사고 현장을 담은 이 장면은 영화에 그대로 삽입돼 제작됐다.
29일 방송된 SBS 예능물 ‘강심장’에 출연한 독고영재는 “1979년도 영화 ‘전우가 남긴 한마디’를 한탄강에서 촬영하면서 뱃길을 따라 다이너마이트 10개를 심어놨던 물길을 고무보트르 타고 지나가고 있었다”면서 “다이너마이트의 파괴력은 10층 건물을 폭파할 수 있는 정도였으며, 우리가 탄 배가 지나가면 다이너마이트가 터져 물길이 위로 솟구치게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독고영재는 “그 장면을 찍는 데 성공한 후 감독님이 너무 멋있다며 한 번 더 찍자고 해 장혁 선배가 반대했지만, 나는 주인공이면서 신인이라 수락하게 됐다”면서 “배가 예정된 물길을 벗어나 다이너마이트 위로 건너가는 순간 빵 하고 터지는 바람에 나는 하늘로 올라갔다. 〈붉은색 원 안〉다리 감각이 없었는데 이제 죽는구나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독고영재는 당시 자신과 배에 탄 동료가 솟구치는 사고 순간을 찍은 스틸 사진도 최초로 공개했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독고영재는 불 붙은 군용트럭을 몰고 절벽을 달리는 장면에서 낭떠러지로 추락하지 않으려고 갑자기 핸들을 안쪽으로 돌리다가 바위 벽에 충돌해 눈 밑에서 피가 솟구치는 또 다른 죽을 고비의 순간도 생생하게 들려줬다. 전쟁영화 ‘전우가 남긴 한마디’는 그해 백상예술대상 대상과 작품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