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맛과 멋이 동시대와 접속한다.
제12회 전주 국제영화제<사진>가 오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9일간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과 고사동 영화의 거리 극장가 등 14개 상영관에서 열린다. 최근 발표된 올해 프로그램의 면면에선 동시대 다양한 지역, 다양한 장르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새로운 미학을 담은 실험적인 작품의 소개, 그리고 스마트폰 등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 강화가 눈에 띈다.
영화제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개막작으로는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과 남녀 주연상을 독차지한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의 이란 영화 ‘씨민과 나데르, 별거’가 선정됐다. 이민을 가고 싶어 하는 부인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이 이혼 신청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이 영화는 이란 사회가 가진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윤리적 문제를 빼어난 드라마로 표현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이례적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최근 민주화 열풍이 불어닥친 중동 사회의 한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개막작을 비롯해 올해 영화제에서는 한국과 스페인, 포르투갈, 멕시코, 필리핀, 중국, 이란 등 38개국 장편영화 131편과 단편 59편 등 모두 190편이 경쟁부문(국제/한국장편/한국단편)과 JIFF 프로젝트, 시네마 스케이프, 시네마 페스트, 영화보다 낯선, 포커스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전반적으로는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리미어 작품과 최근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초청받은 수작들이 고루 분포됐다.
전주 국제영화제는 두 개의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유명 감독들에게 단편영화 연출을 의뢰해 옴니버스 영화를 만드는 ‘디지털 삼인삼색’과 국내의 젊은 감독들을 중심으로 한 ‘숏!숏!숏!’이 그것. 올해 ‘디지털 삼인삼색’엔 장-마리 스트라브, 클레어 드니, 호세 루이스 게린 등 유럽 영화감독 3인이 참여했고, ‘숏!숏!숏!’에선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과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부지영 감독이 사랑을 주제로 각각 단편영화를 연출했다.
올해엔 동시대 현실의 기록으로서 다큐멘터리 작품의 상영을 대폭 늘렸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콘텐츠를 활용한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국제영화제로는 최초로 스마트폰 영화 부문 ‘제1회 JIFF 폰필름 페스티벌’을 신설했다. 또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영화제의 각종 정보와 전주의 먹고 즐길 거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태플릿PC용 인터랙티브 매거진(스마트패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영화인들과 관객의 만남인 ‘시네토크’와 ‘오프스크린’ 등의 행사도 총 48차례 열릴 예정이며 클레어 드니 감독과 김우형 촬영감독, 영화이론가 노엘 버치가 ‘마스터 클래스’의 강연자로 나선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