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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이코 리 “한국 가수와 협업하고 싶어 ”
재일교포 3세이자 일본 최고의 재즈 보컬리스트인 게이코 리(46)가 최근 발표한 22번째 앨범 ‘스무스(Smooth)’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95년 1집 ‘이매진(Imagine)’으로 데뷔한 게이코 리는 맑고 미성이 대부분인 일본 재즈 보컬계에 묵직한 중저음대의 음색으로 독특한 입지를 차지했다.

재일교포 3세인 그녀의 한국 이름은 이경자. 그는 일본에서 (소외 계층인) 재일 동포로 겪은 어려움에 대해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지만, 어린 시절에는 차별을 겪었다. 그때의 경험이 특유의 집념을 낳았고, 정신을 고양시키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게이코 리의 앨범은 해외 거물급 아티스트들이 많이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그중 아트 파머(트럼펫)와 조 핸더슨(섹소폰)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가로 꼽았다. “두 분은 연주도 대단하지만 매우 겸손하고 솔직한 분들입니다. 사운드 체크할 때조차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감동적인 연주였죠. 비록 지금은 돌아가셔서 안 계시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입니다.”
이번 앨범은 미국의 건반 연주자 조지 듀크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노라 존스의 ‘돈 노 와이’(Don‘t Know Why)와 비틀스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등 귀에 익숙한 스탠더드 팝 10곡을 담았다. 그는 “저와 비슷한 연령대의 분들이 추억에 잠기게 되는 곡들,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는 음악이 수록됐다. 최대한 어쿠스틱한 느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일본서 활동중인 K-POP 후배들에 대해 “많은 가수가 활동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실력이 좋은 가수만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 K-POP이 어떻게 발전할 지 지금으로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재즈와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의 음악과 한국 전통 음악과의 접목, 후배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제 아이 정도 나이의 음악가여도 좋으니 앞으로 협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 민속 음악과 전통악기를 잘 활용해서 제 음악적 지평을 넓히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제가 곡을 쓰고 한국어로 가사를 붙여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한국 가수와 듀엣으로 불러 영어판과 한국어판으로 음반을 낼 수도 있겠죠.”

게이코 리는 오는 5월 1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2011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본에서 팀웍이 탄탄한 밴드 멤버들이 모두 올 예정”이라며 “재즈뿐 아니라 팝이나 다른 장르를 섭렵한 멋진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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