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캐디 전문 교육강사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좀 부끄러운 것이 있다.
그것은 내가 골프랑 별로 친하지 않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골프를 잘 못친다. 골프를 칠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치는 것을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지금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9홀만 치면 힘들고, 지치고, 그러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이렇게 힘든 것을 왜 할까?’였다.1년에 골프채 1번 잡을 때도 있고, 겨우 몇번 잡는 것이 전부인 나의 골프 실력은?
그런데 이번 중국 골프장에서의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다보니 골퍼가 필요했고, 그래서 부족한 실력이지만 골프를 쳐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골프를 매일매일 치고, 3홀씩 바뀌는 캐디들을 경험했더니, 나의 실력이 한꺼번에 늘지는 않았지만 캐디가 누구냐에 따라 스코어가 달라지는 것은 느꼈다. 캐디 인원이 많다보니 3개홀씩 계속 체인지 하면서 서브를 하는데 잘 맞다가도 캐디가 바뀌면 갑자기 헤매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루는 나와 같이 플레이를 한 한국 프로강사에게 “쪼우릴리를 만나면 이상하게 공이 잘된다”고 했더니 “소장님, 공 치는데 캐디가 얼마나 중요하다고요? 저희 같은 프로들도 캐디들을 누구를 만나느냐에 좌우되는데요”라고 했다. “그렇구나. 다른데 신경을 쓰지 않게 해주는 캐디, 내 집중력을 지켜주는 캐디가 좋은거 같아.” “맞습니다. 잘 못하면 자꾸 리듬이 끊어지고 신경이 분산되어서 아무래도 공치는데 타격을 받습니다.”
그랬다. 정말 캐디를 누구를 만나느냐는 매우 중요할 것 같았다.
그 누구란? 바로 골퍼의 라운드의 흐름을 깨지 않도록 유의하며 분위기 깨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자신의 역할과 상황 판단을 잘하며 골퍼들의 스코어를 줄여주기 위한 실질적인 실력까지 겸비해야 하리라.
골프라운드의 꽃은 역시 캐디였다. 골프장 역시 꽃이긴 하나 조형물 그대로 존재하니 변수가 그렇게 작용되진 않지만, 사람은 늘 움직이며 새로움을 전파하는 힘이 있으므로…. 골퍼들에게는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런 센스있는 캐디를 만나는 것은 곧 행복한 라운드를 예약한 것이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김영미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