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박힌 인물도 그가 맡으면 색다른 매력을 입는다. 주연보다 더 돋보이는 조연, 이병준은 시놉시스를 받자마자 해당 인물에 수백가지 성격과 옷을 입혔다 벗겨본다.
그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되려면 70분 드라마 중 최소 20분은 등장해야 하지만, 나처럼 회당 3~4장면 나와서는 시청자들이 기억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시청자들에게 기억되기 위해, 불륜과 불치병이 판치는 드라마에 색다른재미를 더하기 위해, 그는 고정관념을 깨는 색다른 인물을 찾는다.
교장선생님의 트레이드 마크인 넥타이와 후줄근한 양복을 벗어던진 ‘드림하이’, 타이즈를 신고 춤과 노래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공부의 신’ 양 선생도 그의 고민이 만들어낸 명품 조연들이다.
시트콤 ‘오마이갓’(SBS플러스ㆍ4월 방송 예정)과 뮤지컬 ‘뉴시저스패밀리’를 오가는 이병준. 그의 머리 속에는 오늘도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변신을 시도한다. 1990년 이래 단 한번도 3개월 이상 쉰 적이 없다는 타고난 일벌레, 이병준은 또다른 박상무와 양선생을 찾느라 “술 한잔 마실 시간이 없다”며 아쉬운듯 웃는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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