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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곤한 봄의 낮잠처럼
Editor's Choice | Album
지중해 사람들은 낮잠을 잔다. ‘시에스타’라는 이 낮잠은 우리의 봄에도 꼭 필요한 듯  싶다. 이런 노곤한 날에 들을 만한 다섯 개의 새로운 앨범.  

“감정의 이중성이 기묘한 사운드로”

Keren Ann『101』

‘Not Going Anywhere’을 속삭이던 케렌앤의 목소리는 우울, 낭만, 연민이 녹아 있는 도시의 보헤미안을 위한 위로였다. 달콤쌉쌀한 초콜릿처럼, 속삭이듯 노래했던 그녀가 새 앨범 『101』을 발표했다. 4년 만에 발표한 여섯 번째 정규앨범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그동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감정의 이중성’을 표현한다. 하나의 곡에서 상반된 두 가지 감정을 표현해내기 위해 디스토션을 첨가했고 반전을 부르는 코러스와 디지털 효과음은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다. 이 ‘이중적인 감정’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있지만, 스치는 공허와 불안한 과거를 표현하는 ‘My Name Is Trouble’, 기약할 수는 없는 현재의 사랑을 고백하는 ‘Run With You’ 등 모든 노래에서 포착된다. 완고하고 예민하지만 부드러운 보이스가 묘한 울림을 준다.

“라일락의 꽃말은 젊은 날의 추억”

Loptimist 『Lilac』  

힙합 프로듀서 랍티미스트가 3년간의 침묵을 깨고 새 정규음반을 발표한다. 그동안 드렁큰 타이거, 리쌍 등의 프로듀서로 활동해오며 음악적 확장시킨 역량을 신작『Lilac』에 담았다.

전매특허 랍티미스트 드럼 위에 풍성한 밴드 사운드와 세련된 어쿠스틱 사운드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힙합의 영역을 과감하게 확장시켰고, 어렵지 않은 단어들로 풍부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노랫말을 통해 20대 남자들의 고민과 간절함을 빈틈없이 담아냈다.

“잡히지 않는 바람, 잡을 수 없는 사랑”

수경 『부서진 바람』 

'수경'은 지난해 제21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입상자이자, 핫트랙스 음악 콘테스트에서 다수의 후보를 제치고 최종 선정된 신인 싱어송라이터다.

그녀의 이번 싱글은 인공적이고 화려한 기계 사운드 대신, 진솔하고 솔직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가장 보통의 20대가 겪는 삶의 단편, 스치는 일상의 평범한 조각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부서진 바람'은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한 담백하고 차분한 연주와 노래로 간절하지만 아련해진 사랑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트로피컬 칵테일 같은 시원한 바람”

효기 『EU E BOSSA NOVA』 

국내 보컬 최초 브라질 현지 녹음으로 완성된 보사노바 앨범이 나왔다. 이번 앨범은 '보사노바의 신'이라 불리는 조앙 질베르토가 가장 중요시 여긴 소리의 울림에 집중해 효기만의 음색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리와 친절한 사람들과 풍요가 숨 쉬는 곳, 포르투갈어 특유의 울림, 그 모든 것을 음악에 투영시켜 기존의 곡들을 맛있게 재해석했다. 효기는 삼바와 쿨 재즈가 합쳐진 보사노바처럼 따뜻함과 동시에 시원한 노래를 들려준다. 일본 앨범 발매를 앞둔 그녀가 아시아의 보사노바의 뉴 웨이브가 될 수 있을까.

“복고사운드의 흥취를 자아내는 여자들”

미미시스터즈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

미미시스터즈가 장기하와 얼굴들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적인 음악 활동을 선언했을 때 대다수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흥미로웠지만, 주목받을 만한 역량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러나 음악의 기초를 배웠다는 그들에게 한국 대중음악의 고금을 관통하는 대단한 음악인들이 함께했다는 이번 앨범은 가히 궁금해진다. 프로듀서인 하세가와 요헤이(김창완밴드)를 필두로 크라잉넛, 로다운30, 서울전자음악단 등 펑크, 블루스, 사이키델릭록 분야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뮤지션들이 함께 했다. 서핑 사운드부터 69~70년의 사이키델릭 시절의 정서, 70년대 중반의 소울 사운드를 거쳐 90년대 중반의 그런지, 펑크 사운드까지 푸짐하게 담았다.  

http://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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