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hoice | Movie
완수의 리뷰; 베토벤교향곡을 연주하는 마지막 연설가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화려한 CG는 없을지라도 오스카의 주인공이란 타이틀은 그 이름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아카데미 주요 4관왕의 빛나는 이 영화 ‘킹스스피치’. 말 더듬는 한 남자의 치유 이야기라는 평범한 이야기가 평범하지 않은 영화가 된 이유는 바로 그 남자가 영국의 왕 조지 6세(배우 콜린퍼스)라는데 있다. 당시 왕의 연설은 냉전의 어려움에 빠진 국민을 하나로 묶는 힘이었다. 영화 중간에 히틀러와 스탈린이라는 역사적 달변가가 언급되는 이유도 왕 연설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였을 것이다. 호주출신의 괴짜 언어치료사 로그(제프리 러쉬)는 이런 소심하고 말 더듬는 왕을 진심으로 대한 언어치료사이다. 로그는 조지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욕설로, 영국황실의 어두운 단면은 민요<스와니 강>으로 토해내게 하였다. 결국, 그 진심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조지의 마지막 연설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조지의 연설은 하나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되어 국민들의 가슴속에 들어갔고, 그런 조지의 앞에는 미소를 짓는 새로운 친구 로그가 서 있었다. 한 명의 마에스트로처럼.
이 영화의 백미는 사실 영상과 음악이다. 시종일관 지속되는 영국 특유의 회색 안개는 영화 전체의 절제함을 지배하고 있으며, 중간에 울려 퍼지는 클래식 음악은 영화의 잔잔함에 흠뻑 녹아들었다. 특히 마지막 연설의 시작과 함께 시작되는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의 웅장함과 비장함은 영화의 감동을 두 배로 만들어 줄 것이다.
조지가 로그의 집에 찾아와 처음으로 자신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하는 장면. 왕실의 신분으로 장난감 모델조차 만들 수 없었던 조지의 이야기를 이끌기 위해 로그는 하나의 이야기 당 장난감 모델 만드는 한 번의 과정을 허락한다. 결국 조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어렵게 토해내면서 비행기 모형을 하나하나씩 완성시켜 간다. 감독은 이 장면을 통해 이루기 어려운 둘의 우정도 하나하나씩 완성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도하지 않았을까.
보영의 리뷰; Drama에 목마른 그대들에게
“단점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란 질문에 우리는 쉽사리 답하지 못한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신만의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이 영화는 완벽해 보이는 영국 왕실의 조지 6세의 단점 극복기를 담고 있다. 사람들이 단점을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당근과 채찍’ 두 가지가 있다. 희망, 용기 등 아름다운 단어들로 단점을 극복하게 하는 당근과 강압과 강요 등으로 압박감을 주는 채찍이다. 영국왕실의 엄격함 속에서 자란 그는 유년시절부터 단점을 고칠 것을 강요당해 왔다. 하지만, 그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강요와 압박보다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 줄 진정한 친구였다. 자신의 마음을 터놓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압박의 굴레 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친구∙∙∙. 우리도 그렇지 아니한가? 단점을 숨기기보다는 친구에게 솔직히 고백하고 위안받고 싶어 한다. 영화는 우정이라는 이름 아래 한 개인의 단점을 극적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원하던 감동을 선물한다.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은 영화, 드라마에 목마른 그대들이여 망설이지 말고 스크린 앞으로 달려가길.
언어치료사 로그가 욕설을 통해 주인공 로그의 단점을 고치는 과정은 잔잔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실제로도 언어치료사였던 로그가 사용했던 방법이라니, 눈여겨보자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기에, 영화 속에 실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조지의 두 딸은 우리에게도 유명한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이다. 그 동생 역시 마가렛 공주이다. 또한,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도 나온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의 시대적 배경 당시 처칠은 아직 궁 안에서 자리를 차지할 만한 위치가 아니었다는 역사가들의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