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오르면 통상 가계에서 가장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항목이 교육비와 문화지출비다. 공연과 영화 등 문화 흥행산업은 가계의 문화지출비 삭감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극장과 공연장들은 기존의 각종 할인제도를 유지, 확대하며 관객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들어 극장 영화관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 대규모 화제작이 없었던 탓도 크지만 물가상승 압력을 못 견뎌 각 가정과 젊은 관객층에서 문화지출비를 줄인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각 극장들은 기존 멤버십제도 외에 통신사나 신용카드사와 제휴한 다양한 할인 패키지로 관객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각종 마일리지나 카드 포인트로 영화관람료를 전액 결제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공짜’로 볼 수 있는 이벤트도 운영 중이다.
공연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오른 물가를 감안해 티켓 가격을 10년 전 가격인 1만500원으로 낮췄다. 요즘 대학로 연극 티켓 가격은 2만5000원에서 비싸면 5만원까지 이른다. 대극장 뮤지컬의 경우 VIP석은 13만원으로 거의 동일하다. 오른 물가에 주머니부터 생각하는 관객들을 고려해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할인 창구도 마련해 놓았다. 일시적인 기념 행사가 아닌 할인률도 20%에서 최대 50%까지 다양하다. 낮공연 할인, 학생 할인, 조기예매 할인, 재관람 할인 등 다양한 ‘할인 이유’를 모색하는 동시에 트위터 등을 활용한 할인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하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학생할인으로 35%를 책정했다. 반면 중년 여성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다룬 뮤지컬 ‘메노포즈’는 실버할인티켓으로 65세 이상 관객에게는 절반 가격으로 보여준다. ‘공략 관객 연령층’을 겨냥한 ‘맞춤 할인’인 셈이다.
지난해 G20정상회의 등등 호재를 만나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린 호텔 업계 역시 올해는 이용권을 소셜커머스에 내놓는 등 더 많은 고객을 끌 수 있는 저렴한 패키지 마련에 애쓰고 있다.
이형석·윤정현·임희윤 기자/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