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 ‘용의 눈물’ 등을 연출한 김재형 PD(한국공연예술종합학교 학장)가 10일 오전 7시45분 별세했다. 향년 75세. 고인은 최근 위 천공으로 수술을 받은 후 회복이 더뎠던 것으로 알려졌다.
1936년 충북 음성 출신인 고인은 1961년 KBS 개국요원으로 입사한 뒤 1964년 TV 사극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국토만리’를 시작으로 ‘별당아씨’ ‘사모곡’ ‘한명회’ ‘왕도’ 등을 연출하며 사극의 대가로 이름을 이름을 굳혔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방송된 KBS ‘용의 눈물’과 2001년 SBS ‘여인천하’를 통해 사극 시청률을 한단계 올려놓으며 방송사들이 전략상품으로 사극을 내놓는 계기를 만들었다.
고인은 한민족문화예술대상(영상예술), 한국연극영화예술상(TV연출상), KBS연기대상 탤런트가 뽑은 올해의 연출가상, 서울시 문화상(언론부문), 한국TV프로듀서상(공로상)뿐만 아니라 한국방송대상 대상, 문화훈장 보관장 등을 수상했다.
그러나 ‘용의 눈물’ 직후 연예계 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고, 이후 사극 연출도 평탄치는 않았다. 2003년 연출한 SBS ‘왕의 여자’가 낮은 시청률로 자존심을 구겼고 3년 만에 다시 연출을 맡은 SBS ‘왕과 나’는 췌장염으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기도 했다. 고인은 결국 2008년 자신의 248번째 드라마 연출작 ‘왕과 나’로 드라마 연출에 마침표를 찍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 2녀가 있다. 큰 아들 창만 씨는 영화감독, 두만 씨는 CF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발인은 13일 오전 9시.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