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방송에서 참가자 중 두 명은 ‘신입사원’에 올인하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에 사표를 던졌다는 충격 발언을 했고, 몇몇 여자 도전자들은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라며 눈물로 매달렸다. 합격으로 가는 관문에 가까워지자, 참가자들의 비이성적인 돌진과 눈물이 난무했고 건강하고 생산적인 경쟁장은 사라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장 큰 미덕인 희망과 감동도 없었다. 그저 보는 이들이 눈을 감게 만드는 처절한 생존 서바이벌이 됐다.
애초 ‘보통사람들도 누구나 꿈꾸는 직업인 아나운서가 될 수 있다’는 기획 의도로 출발한 이 프로그램의 생존자들은 결국 젊고, 예쁘거나 잘생기고, 똑똑한 이들의 몫이 돼가고 있다. 방송 초반에 오디션을 통과했던, 50대 아주머니, 뒤늦게 꿈을 찾아 돌진한 30, 40대 직장인들도 3차에 접어들며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렇듯 단계가 상승하면서 ‘보통 사람’들이 모두 탈락하자, ‘참가자들의 절박한 꿈을 이용한 희망고문이다’ ‘잔인하다’ ‘결국 들러리였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졌다.
누군가의 재능을 테스트하기엔, 그 평가 방식도 지나치게 방송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3차 때 실시한 일대일 배틀은 팽팽한 긴장감을 증폭시킬 수 있었지만, 결국 합격도 운이라는 자조감도 안겨줬다. 공정하게 실력으로 평가하면 합격선인 이들이 상대 경쟁자를 잘못 만나 탈락하는 납득 안되는 상황도 속출했다.
그동안 ‘슈스케’로 대표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각광받은 이유는 환풍기 수리공 출신도 성공할 수 있다는 보통사람들의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입사원’은 보통 사람의 열정보다는 결국 예쁘고, 똑똑한 이들이 이긴다는 가혹한 현실을 재연하고 있다.
조민선 기자@bonjod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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