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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女’ 화려한 스크린 나들이
‘여심을 훔쳐라.’

봄은 역시 여인의 계절이다. 지난해 ‘아저씨’를 필두로 계속되던 남자 주인공, 남성 취향 일색의 극장가에서 오랜만에 여성 영화가 풍년이다. 여성의 삶을 주제로 한 작품이나 20~30대 젊은 여성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낼 만한 작품들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여성 관객들의 예매율과 점유율이 높은 작품들이 봄 극장가에서 선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지난 7일 개봉한 외화 ‘라스트 나잇’과 1일 공개된 한국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다. 인터넷 예매 전문 사이트인 맥스무비에 따르면 ‘라스트 나잇’은 예매 관객 중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67대33이다.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역시 68대32다. 영화 예매에서 여성과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5대45로 이들 두 편의 영화는 뚜렷한 여성 취향을 보여주고 있다. 
젊은 여성 4명의 사랑과 꿈, 취업을 소재로 한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의 주연 박한별(왼쪽부터), 윤은혜, 차예련, 유인나. [사진제공=W]

개봉 예정 작품 중 한국 영화로는 중ㆍ고교 학창 시절 이른바 ‘칠공주’로 뭉쳐 다녔던 사고뭉치 소녀들과 25년 후 중년의 ‘아줌마’가 된 모습을 대비시켜 보여주는 ‘써니’(5월 4일 개봉)가 여성들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가장 눈에 띈다. TV 드라마 원작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1일 개봉)은 가족영화지만 그 중심에는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을 고해야 하는 한 집안의 며느리이자 아내이며 엄마인 여성의 삶이 있다.

여성들의 삶과 감성을 섬세하게 그려낸 다양한 소재의 외화도 만나볼 수 있다.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나인 라이브즈’ 등 여성 영화에 일가견을 보여준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의 ‘마더 앤 차일드’는 입양으로 인해 37년 만에야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28일 개봉)다. 그런가 하면 소녀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읽고 꿈꾸었을 러브스토리의 고전인 ‘제인 에어’(21일)도 영화화됐다. 1980년대 세계적인 청춘스타였던 소피 마르소 주연의 ‘디어 미’(21일)는 일곱 살 때 훗날의 자신에게 쓴 편지를 받아본 40대의 중년 여성이 삶을 변화시킨다는 내용의 작품.

한편 ‘반복된 일상, 활개를 펴라’라는 주제로 지난 7일 서울 신촌 아트레온 3개관과 한국영상자료원 등에서 개막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14일까지 계속된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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