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이돌 밴드 씨엔블루의 히트곡 ‘외톨이야’가 표절곡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전해지자 한 인디밴드 멤버는 “슬픈 현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법적 판단이 음악인들의 민감한 귀와는 달랐나보다. 이번 판결이 순수하게 음악이 좋아 곡을 만들고 연주하는 인디 밴드들에겐 엄청난 좌절감을 안겨줬다”고 씁쓸한 심정을 전했다.
지난해 3월 인디밴드 와이낫은 씨엔블루의 ‘외톨이야’가 자신들의 곡 ‘파랑새’와 유사하다며 ‘외톨이야’의 공동 작곡가인 김도훈, 이상훈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1년간 진행된 법정 싸움 결과, 13일 서울중앙지법(민사 43단독 박정길 판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국내 가요계 표절 소송의 두 번째 판례다. 2006년 엠씨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원곡(더더의 ‘잇츠유’)을 표절했다며,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한 판례에 이은 것이다. 패소 판결이 전해지자 와이낫의 리더 주몽은 “패소했지만, 가요계 표절 악습을 뿌리뽑기 위해서 누군가는 꼭 해야할 일이었다”며 “표절과 관련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현 가요계 현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는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현재 국내 음악 저작권 관리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 하고 있다. 분쟁이 생기면 저작권자에 수수료 지급 중단만을 하고 있는 현실이라, 법정으로 가지 않으면 제대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고 처벌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음악 관계자는 “법정에서 음악에 대한 표절 여부를 전문성을 갖고 판별하는데 미흡한 점이 있다”며 “가요계에 횡행하고 있는 표절 행태를 근절하려면, 표절에 대한 가요계 내 체계적인 감시와 심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