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의 끝없는 추락에 ‘구도(球都)’ 부산의 팬심조차 추락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신임 양승호 감독의 용병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행보’라며 비난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는 21일 한화에 1-4로 패하면서 꼴찌로 추락했다. 계속된 부진에 롯데 팬들의 비난은 새로 지휘봉을 잡은 양 감독에게 쏠렸다. “감독말곤 바뀐게 없는데 왜 4강서 8위로 추락하나?”는 비난이 일었다. 특히 그의 전화번호가 인터넷상에 공개되면서 ‘문자 테러’가 이어졌다. 양 감독은 “심한경우 새벽 4시까지, 하루에 300~400여통의 비난 문자를 받았다”며 “부산 팬들의 야구 열정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곤혹스러워했다.
지난 13일 두산전 패배 이후 ‘잘해보자’고 코치들과 맥주 한 잔을 하고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길에 양 감독은 택시기사로부터 “지고 있는데 술이 들어가는교? 타자들 좀 단디 관리하소”라는 말까지 들었다. 양 감독은 “고개를 푹 숙이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얼른 택시를 내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심지어 팬들 사이에선 양 감독 퇴출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는 양감독 퇴진을 촉구하는 카페가 생겨났으며 다음 아고라에도 양감독 퇴진 청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이대호의 홈런포가 침묵하는 것을 비롯해 김주찬 조성환 홍성흔 강민호 등 중심타자들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기회가 찾아와도 병살타등으로 맥이 끊기며 흐름을 놓쳤다. 1사 3루의 찬스서 점수를 빼지 못한 것만 16차례나 될 정도로 점수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발급 실력을 갖춘 고원준을 중간계투로 혹사시킨다는 비난에, 박빙의 승부처에서 번번히 비기거나 패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양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인데 매도 먼저 맞는 게 나은 것 아니냐”며 “팬 여러분께 제대로 된 롯데의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