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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기 좋아하는 중국인…“한국경마, 쩐빵~”
서울경마공원 중화권 관광객 첫 유치

쇼핑과 연계 馬한류 열풍 기대




“경마를 처음 해봤는데, 정말 재밌습니다. 경주마가 달리는 모습이 시원하고 멋있어요.”

쓰촨(四川)성 칭두(成都)시에 있는 외국계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장루(張露ㆍ26) 씨는 직장 동료와 함께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가 서울경마공원에 들러 생애 첫 경마를 즐겼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관계로 비교적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장 씨는 최근 국내 여행업계를 좌우하는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답게 경마를 즐길 때도 지갑을 여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지난 17일 서울경마공원의 ‘중화권 관광객 유치’ 사업을 통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 약 75명이 이곳을 찾았다. 모두 칭두 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대부분 경마를 처음 접했다. 이내 경마의 매력에 빠져 자신이 선택한 경주마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경마가 금지된 국가. 그러나 내기를 좋아하는 민족성향 탓인지 이날 서울경마공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경마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즐겁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한국 경마의 새 타깃이 대륙을 향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최대 시장이 잠에서 깨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게 호재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중화권 관광객은 234만4000명에 달한다. 전년 대비 41.5%나 늘어난 수치다.

마사회의 이번 초청은 이런 추세에 맞춰 중화권 관광객 유치 전략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현재 서울과 부경, 제주의 3개 경마공원에서는 외국인 전용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단순한 관람 편의 환경 제공에 불과했다.

중국의 예비 경마팬들에 보내는 한국 경마의 러브콜이 시작됐다. 지난 17일 서울경마공원을 찾은 중국인 장루(오른쪽) 씨가 손에 마권을 쥐고 자신이 응원하는 경주마에 성원을 보내고 있다.

마사회는 올해를 외국인 관광객 유치 원년으로 삼고, 시범사업으로 중화권 관광객 유치에 돌입했다. 국내 여행사를 통해 중화권 관광객을 모집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서울경마공원에서 경마뿐 아니라 쇼핑이나 한국문화 체험이 가능하도록 외국인 전용실에 지역 특산물 판매코너를 설치하고,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한식 메뉴도 제공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가족공원과 포니랜드, 승마체험 등을 포함한 종합 마문화 체험 패키지 상품 및 인근의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연계한 지역관광코스 프로모션도 선보일 계획이다.

‘중화권 관광객 유치’ 시범사업을 총괄하는 윤재력 마사회 발매처장은 “경마를 비롯한 말산업으로 중화권에 한류를 일으키겠다”며 “관광공사 등과 협의를 거쳐 다양한 여행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임박한 중국의 말산업 시장 개방에 앞서 우리나라의 경마와 마문화에 대한 친숙도를 사전에 높여놓겠다는 계획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말산업이 관광산업으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유명 경마대회나 승마대회가 열리면 그 지역의 호텔과 식당은 조기에 예약이 완료된다. 산악승마, 승마트레킹 등의 참여형 관광상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말산업도 한국을 알리는 관광산업으로서 활약할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임희윤 기자 @limisglue>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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