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뭐라고?’ ‘웃기지마’ ‘진짜?’ ‘설마’….

21일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과 이혼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대한민국은 충격에 빠졌다. 스타가 줄 수 있는 충격을 레벨로 따지면 이번에는 메가톤급이다. 아무도 둘의 결혼과 이혼을 몰랐다. 무려 14년간 묻혀둔 특급 비밀이었다.

서태지는 이번에도 가장 그다운 방식으로 국내 대중문화계를 강타했다. ‘연예인’이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면, ‘스타’는 ‘팬덤’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존재다. 그의 음악은 늘 한 발 앞선 파격으로 팬들을 이끌었고, 데뷔 20년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팬덤은 여전하다. 그런 면에서 서태지는 늘 최고의 ‘스타’였다.

서태지의 등장은 시작부터 쇼킹했다. 발라드와 트로트가 주류인 가요계예 처음으로 힙합 장르를 도입해 ‘서태지와 아이들’ 열풍을 일으켰다. 90년대를 이해하려면 서태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태지는 대중가수 이상의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X세대의 대표주자였고, ‘교실이데아’ ‘컴백홈’ 등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파한 ‘문화대통령’이었다.

1996년 은퇴는 여태껏 그가 준 최고의 충격이었다. 대중의 변덕스러운 취향, 빠른 소비 속에서 잊혀져가는 기존 연예인과 달랐다. 인기가 최고 정점을 찍었던 순간,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모든 것을 내려놨다. 뮤지션으로서 창작의 고통을 이야기하며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도 그가 처음이었다. 홀연 짐을 싸들고 미국으로 떠났던 이후 행보도 드라마틱했다. 이후 그가 내놓은 음악 역시 파격의 연속이었다. 2000년 솔로로 컴백한 그는 당시 국내 가요계에 생소한 하드록을 접목한 ‘울트라맨이야’를 들고 나왔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매번 새롭지 않으면 내가 만족을 못한다”며 “새로운 게 만들어졌을 때 막 흥분된다”고 했다. 양현석은 당시 서태지에 대해 “어느 정도 나가야 대중도 따라올 수 있고, 앞서갈 수 있다는 걸 아는 똑똑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방송국에서 부를 때 출연해주는 게 방송가의 관례였지만, 서태지는 이를 거부했다. 어떤 스타는 스캔들 하나로 무너지지만, 진정한 스타는 흔들림 없는 입지를 보여준다. 21일 보도가 나간 뒤 서태지 팬들은 처음엔 흥분하다 이내 평정을 찾고 그가 숨길 수밖에 없던 상황을 이해하는 분위기다. 조민선 기자/bonj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