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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웨스트우드 세계 1위 복귀
잉글랜드의 리 웨스트우드(38)가 2개월여만에 다시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에 복귀했다.
세계랭킹 2위였던 웨스트우드는 잉글랜드의 후배인 3위 루크 도널드(31)와 함께 1위 자리를 놓고 양보없는 경쟁을 펼쳤으나, 마지막 순간 우승을 놓친 도널드가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지난 2월 1위에 올랐던 독일의 마르틴 카이머는 2개월의 짧은 재위(?) 기간을 마치고 물러나게 됐다.
웨스트우드는 이번 주 국내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해 양용은, 이언 폴터 등과 함께 대결을 펼친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선수가 국내개최 공식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웨스트우드가 처음이다.
웨스트우드의 1위등극은 흥미롭고 극적이었다.
웨스트우드는 자신의 38세 생일인 2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PGA투어 헤리티지 대회에 출전한 도널드가 우승하면 1위 자리는 도널드에게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도널드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ㆍ6973야드)에서 열린 헤리티지 대회 마지막날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와 연장 3번째홀까지 가는 혈전 끝에 아쉽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스네데커는 전날까지 우승권과 거리가 멀었으나 최종일 7타를 줄이며 단숨에 공동선두에 올라 도널드의 발목을 잡았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첫번째 연장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은 두 선수는 17번홀(파3)에서도 나란히 파를 기록해 18번홀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세계랭킹 1위 자리가 눈에 아른거렸는지 긴장한 듯한 도널드가 세컨샷을 그린 왼쪽 벙커에 빠뜨리고 말았다.
게다가 볼이 깊이 박힌 에그프라이 상태. 투온에 성공한 스네데커는 파로 홀아웃을 하고 도널드의 샷에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벙커샷을 그린에지에 올려놓은 도널드는 칩샷으로 파를 노렸으나 볼이 컵에 맞고 튕겨나오고 말았다. 결국 도널드는 스네데커에게 우승컵을 내줘야했고, 세계랭킹 1위 등극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도널드는 경기 후 “우승하면 1위가 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우승하면 그만한 보상이 따른다는 생각을 갖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했다”며 “1위에 이번처럼 가까이 간 적은 없었지만,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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