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는 연예인과 그 가족이 출연하는 리얼 예능이다. 그래서 호불호가 생길 수 있다. 연예인 아빠를 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TV에 마음대로 나온다는, 소위 ‘아빠 찬스’를 활용한 것 아니냐 부터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빠하고 나하고’는 그런 논란 없이 잘 정착하며 순항중이다. 왜냐하면 인물의 관계와 사연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배우 백일섭의 딸과 그 가족이 나와도 7년간 절연한 부녀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까에 포인트가 맞춰져 궁금증이 일어나고 공감할 수 있다.
’유퀴즈’는 비연예인들이 나왔는데, 연예인들이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이제 회당 연예인이 1명 이상은 나오는 것 같다. 연예인들이 나오고 싶어하는 토크쇼가 된 것이다. ‘아빠 하고 나하고’는 어느덧 연예인 가족들이 나오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이 되어가는 듯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강주은이라는 인물이 가족과 맺어가는 서사를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강주은은 남편 최민수의 의견에 따라, 부모님과 합가 6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곧 캐나다로 출국하는 부모님이 다시 한국에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하기 위해 망원시장을 방문하고 한강 나들이를 기획했다.
강주은의 가족이 망원시장을 지나가자 흥미로운 광경이 목격됐다. 시장에서 만난 아주머니들이 강주은을 꼭 안아주었다. “너무 착한 며느리”라고 위로의 포옹을 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제가 30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많은 분들의 응원과 사랑 덕분에 그 힘든 남편 옆에서 살아왔어요. (저 혼자)힘든 남편이라고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온 나라에서 같이 가장 힘든 남편 1위라고 생각해주는 것 같아요.”
강주은은 최민수가 힘든 남편이라고 했지만, 얼굴에는 시달린(?) 흔적이 전혀 없다. 남의 부부문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강주은의 천진난만한 표정이 흥미롭다. 그렇게 해서 강주은은 최민수와 잘 어울린다. 최민수가 의외로 아내에게는 항상 다정다감하게 대해줘서 그런 건지, 강주원이 남편에게 '차원'이 다른 대응을 해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최민수가 실제로 강주은을 힘들게 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다만, 힘든 남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강주은은 처음에는 연예인의 아내로 시작했지만, 자신만의 이미지, 자신만의 서사를 가진 독특한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이런 식으로 사랑받는 캐릭터로는 거의 유일할 듯 싶다.
이제는 ‘남편 찬스’가 아니다. “힘든 남편”과 30년을 사는 착한 아내이자, 며느리로 호감도를 높이고있다. 강주은은 홈쇼핑에서 한 시간에 214억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홈쇼핑의 여왕이다. 최민수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
연예인은 호감도가 중요하다. 전 국민, 아니 전 아주머니들의 지지를 받는 강주은은 앞으로도 오래갈 것 같다. 기이하게도 최민수가 제공하는 '힘들게 하는 남편 이미지'는 강주은에게 결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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