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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의 性벽 허물다’ 여성 풋살팀 5년새 3배 급증
NYT “남성 중심 축구장에 여성 넘쳐나”
세계적 열풍...국내선 ‘골때녀’ 영향 인기
진입 장벽 낮은 여성 풋살 인구도 증가
지난 25일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2회 여성회원 풋살대회에서 FC풋옵션팀이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한때 남성 중심적 공간이었던 지역 축구 경기장에는 이제 여성과 소녀가 넘쳐나고 있다.” (뉴욕타임스)

축구의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홈구장에는 최근 ‘FC바르셀로나 페메니’ 소속 여성 축구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기념품을 사기 위해 팬들의 줄이 끊이지 않는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축구의 심장부인 카탈루냐에 등록된 여자 축구 선수 수가 지난 6년 동안 두 배 증가했다”며 “앞으로 10년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성 축구의 인기가 전세계적으로 심상치 않다. 국내 여성 축구는 풋살 열풍을 타고 성장 중이다. 지난 2021년부터 방영한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 여자축구·풋살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축구와 풋살에 재미 들린 여성들이 급증하면서 풋살 구장 예약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31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협회에 등록된 동호인축구 여성 선수는 3855명이다. 지난 2019년 12월 3190명에 비하면 20% 늘어난 수치다.

풋살로 좁혀보면 증가세는 더 두드러진다. 협회에 등록된 풋살 성인여성 선수 수는 이달 기준 57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12월 231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풋살 성인여성 팀도 같은 기간 19개에서 51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선수와 팀들은 대부분 협회에 등록되어 있지 않다”며 “미등록 수를 합치면 여성 풋살 인구는 더 많이 성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풋살연맹은 올해 처음으로 여성 순수 아마추어 풋살대회를 주관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축구협회 등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는 총 17개의 여성 아마추어 풋살팀이 참가를 신청했다. 이들은 오는 6월 6일부터 뜨거운 승부를 이어갈 예정이다.

여자 풋살 열풍에 따라 지도자로 전향하는 체육인이 늘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협회에 등록된 여자 풋살 지도자는 지난 2020년 33명에서 2024년 157명으로 5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발급하는 1급 생활스포츠지도사 풋살 종목 자격증은 2020년 1명에서 2023년 3명으로,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은 25명에서 73명으로 늘었다.

여성들 사이에서 풋살의 인기가 뜨거운 이유로 풋살의 간편함이 꼽힌다. 풋살의 경우 넓은 운동장이 필요 없고, 좁은 공간만 있어도 언제든지 게임이 가능하다. 각종 시군구에서도 무료 풋살장을 운영하고 있어 ‘도심 속 스포츠’라고 불리기도 한다.

레슨 부담도 적다. 골프, 필라테스 등 코칭이 필요한 다른 스포츠 대비 축구와 풋살은 기본적인 규칙만 숙지해도 게임 참여가 가능하다. 10명 이하 비교적 적은 팀원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박지영 헤럴드경제 FC풋옵션 선수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2회 여성회원 풋살대회에 출전한 헤럴드경제의 유혜림 기자는 “코로나 이후로 선후배들과 함께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함께 땀 흘리면서 친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풋살을) 시작했다”며 “축구와 다르게 적은 인원만 모여도 게임플레이가 가능하고 찾아보면 공공연습장도 무료로 예약할 수 있어서 접근성도 좋다”고 말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풋살은 축구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데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 인기를 끄는 것 같다”면서 “적극적이고 활기찬 취미를 원하는 여성들이 TV프로그램 등에서 본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풋살을 마음껏 즐기기엔 여전히 시설이 부족하다는 게 아마추어 선수들의 전언이다.

이용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1년 진행한 체육정책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1002명에 ‘체육활동을 생활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용가능한 체육시설’을 꼽은 응답률이 15.2%로 두 번째로 높았다.

이에 기업들도 운동시설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푸마코리아의 경우 지난 2021년 7월 홈플러스 목동점에 첫 번째 풋살장 ‘피치 푸마 목동’ 오픈을 시작으로 이듬해 경기도 하남시에도 풋살장을 짓는 등 규모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IBK투자증권도 경기도 동두천 ‘애신아동복지센터’에 풋살장을 건립하는 등 취약계층을 위한 체육시설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홍승희·문혜현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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