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음식물 쓰레기 처리 기계에서 볼링공이 나온다?'

누군가가 실수 혹은 고의로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는 각종 이물질 탓에 작업자가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7일 전주 리사이클링타운 운영업체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각종 이물질로 인해 음식물 파쇄·건조기가 파손된 건은 25건이다.

수리비만 6억1900만원이다.

쓰레기 수거차가 음식물 쓰레기를 갖고 오면 분쇄·건조한 후 퇴비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 중 음식물에 뒤섞인 이물질로 인해 기계가 고장난다는 것이다.

파쇄기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는 동물 뼈, 조개껍데기 등 웬만한 이물질은 부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물질'만 들어오지 않는다. 볼링공과 아령, 망치 머리, 양은 냄비, 부엌칼, 금속 파이프 등 도통 왜 여기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물체도 발견된다.

이런 경우 기계는 속절 없이 멈출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기계 파손이 발생하고, 무엇보다도 기계 근처에서 일하는 작업자가 다칠 수 있다. 파쇄기에 걸린 이물질이 주변으로 튀거나 칼날이 부러지면 자칫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수리 기간 탓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늦어지는 일 또한 문제다.

전주리사이클링타운 음식물쓰레기 파쇄기에서 나온 이물질들. 가운데 푸른 구체는 볼링공. [리사이클링타운 제공]

전주시가 2016년 수익형 민간투자(BTO) 방식으로 세운 리사이클링타운은 음식물 쓰레기와 하수 찌꺼기, 재활용 쓰레기 등 일일 300t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전주지역 모든 음식물 쓰레기는 이곳에서 처리한다. 그런데, 파쇄기가 고장 나면 다른 지역에 이 일을 맡기거나 고치는 기간 중 작업을 멈춰야 한다.

추가 비용이 들고, 쓰레기 수거도 늦어진다.

업체 측은 과도한 수리비 탓에 시설 운영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운영업체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그동안 여러 이물질이 쓰레기에 섞여 들어왔다. 요새 유독 이런 일이 더 많아진 느낌"이라며 "벌써 올해만 7번이나 기계를 수리했다"고 했다.

그는 "이물질로 작업자가 크게 다친 적은 없지만, 식칼이나 파이프 같은 게 기계 안에서 나올 때마다 사고가 날까봐 불안불안하다"고 했다.

운영업체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음식물류폐기물 전자태그(RFID) 기반 종량기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러 지자체에서 이미 도입한 RFID 종량기는 무게를 자동 측정해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담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한편 환경부가 집계하는 전국폐기물 발생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2020년 기준 516만t이다. 전체 쓰레기 중 23%로 하루 평균 1만4000여t이 버려지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심코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배출하는 비닐류도 별도로 분리해 버리고, 발효 처리가 안 되는 동물 뼈와 조개껍데기 등도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