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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연자들’ 한문철 변호사의 집중력 높이는 버라이어티 강연[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MBC 신규예능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 지난 12일 첫 공개됐다.

‘강연자들’은 대한민국 각 분야 레전드 7인(오은영, 김성근, 한문철, 금강스님, 설민석, 박명수, 김영미)이 모여 펼치는 심장 펌핑 합동 강연쇼다. 첫날 강연 주제는 ‘한계’.

첫번째로 나온 '야신' 김성근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혹사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혹사시킨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선수들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거다. 야구를 통해 인생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선수들에게 단순히 훈련을 너머 찬란한 미래를 주기 위한 거다."

82세의 현역 김성근 감독은 일본에서 오래 살아 한국말이 유창하지 않아도 진정성 200%로 공감대를 극대화했다. 오히려 간략한 그의 말이 설득력을 높였다.

두번째로 나온 '맑눈광' 한문철 변호사는 강연의 재미를 추구하면서 전문성을 놓치지 않는 등 남다른 강연 스킬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빵빵 터뜨리는 강연쇼였다. 오프닝부터 "사람은 무언가에 미쳐야 산다. 미치면 한계를 알 수 있다. 한계를 알면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럼 무엇에 미쳐야 할까"라는 말로 시작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마이 웨이'를 부르며 등장한 그는 예능인 뺨치는 입담에, 방청객을 불러올려 휴대폰을 보며 걷다가 교통사고 나는 사례를 함께 보여주며 집중도를 높이기도 했다. 이 방청객과 약속했던 셀카 함께 찍기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솔직히 노래 실력은 그닥 잘 부르지는 않았지만, 가수가 아니니 충분히 용납됐고, 자신감의 표출로 이해됐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교통 전문 변호사 한문철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자세히 들려주며 신뢰도를 높였다.

유튜브 수익금 100억원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부풀려진 거고, 한 10분의 1 정도 된다"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178만 가입자에 2만5천여개의 동영상을 가진 유튜버(한문철TV)이자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로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오기까지의 상황들을 재밌게 설명했다.

"원래는 형사사건 전문변호사였다. 도둑, 소매치기, 조폭, 사기꾼들이 구속 안되려고 변호사를 찾는다. 그러다 나의 수임료가 사기도박한 돈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됐다. 이걸 위해 판사에게 절하고, 그랬나"

회의감이 일어 형사사건 맡는 걸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3년간의 군법무관 시절 교통사고에 관련된 책을 쓴 적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버스공제조합 변호사가 됐다. 수임료가 형사사건보다 적었지만 마음은 편했다.

인체에 대한 공부를 하며, 어디를 다치면 장애가 얼마 나오는지를 열심히 공부했다. 승소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보험료를 깎을수록 성공보수가 높아지는 이 체제도 지속적일 수 없었다고 한다.

한 변호사는 90년대 말 하이텔, 천리안 등 PC 통신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그 속에는 교통사고에 관한 보험사 자료만 있었다. 그런데 보험사 기준과 법원 기준이 많이 달랐다. 그래서 한 변호사는 "여러분은 속고있다"면서 2000년에 '스스로 닷컴'을 만들어 2천여건의 소송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러다 한 변호사가 미치게 되는 대상이 하나 더 생긴다. 2008~2010년 나온 '블랙박스'였다. 화장실에서 1시간동안 볼 수 있을 정도로, 블랙박스에 푹 빠졌다. 이걸 '화캉스'라니. 영화보다 더 재미있었단다. '블랙박스에 미친 변호사'다.

사실 몇 대 몇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왜 80대 20인지 설명하는 게 더 중요했다. 교통사고 사례별로 과실비율을 명쾌하게 판단해드리는 방송이다. 수백건을 방송했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어느 PD가 "그럼 유튜브를 해보세요"라고 권유했다. 그게 '한문철 TV'의 시작이었다. 구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하루에 한개씩 만개의 동영상을 만들어보자며 PD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그렇게 시작된 도전이 지금은 PD 등 직원이 10명으로 늘어났다.

한 변호사는 2020년 구독자 50만여명 시절에 한 달 수익이 1억원이 넘어가던 시절이 딱 한번 있었다고 밝혔다. 그 다음날은 절반인 5천만원, 지금은 1천만원 수준이라고 했다. "유튜브 자체는 별로 큰 의미가 없는데, 라이브러리가 되면서 가치가 생겼다."

한 변호사는 6천여건의 교통사고 소송을 진행하면서 초반에는 피해자를 위한 소송만 담당했다고 한다. 그러다 3년전에는 억울한 운전자를 위한 소송으로 옮겨왔다.

"갑자기 튀어나왔어요. 제가 잘못 있나요. 밤에 기어나오면~" 등 운전자의 항변이 이어졌고, 보행자 무단횡단" 등등 운전자들이 억울할 수 있는 상황도 많았다.

여기서, 운전자나 보행자 양쪽 다 잘못을 묻기 애매한 상황도 지나칠 수 없었다. 누구의 잘못도 묻기 어려운데 사망사고가 나온다는 것. 좁은 시골길에서, 인도도 따로 없고, 과속도 아니고, 음주운전도 아닌데, 또 멀리 볼 수 있는 상향등을 마주오는 차량 때문에 켤 수도 없는데 사고는 난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이런 보행자들에게 '전광판 옷'을 입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빠졌다. 그는 "30년간 교통사고 한 분야만 연구했는데, 우리나라는 연간 2500여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교통사고 불행이 '나'에게 올 수 있다"고 심각성을 알렸다.

유튜브에 미치고, 새로운 영상을 찾는데 미치고, 블랙박스에 미친 남자. 지금은 사람 살리는 데 미쳐있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사고로 인한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해 '전광판 옷' 10만장을 자비로 제작해 몸이 아픈 분, 폐지 줍는 분에게 먼저 입혔다고 했다.

우리나라 교통문화 개선을 위해 일조하는 한 변호사는 "당신을 보여주세요. 그러면 당신은 목숨을 지킬 수 있어요"라는 말로 엔딩을 장식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연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버라이어티 명강연'이었다.

한문철 변호사는 남다른 ‘강연 스킬’로, 또 다른 강연 레전드 6인의 경쟁의식에 불을 붙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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