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타드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남자 테니스 단식경기.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과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조코비치가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파리=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정주원 수습기자] ‘커리어 골든슬램’을 노리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31일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테니스 단식 3회전에서 세계 랭킹 70위의 도미니크 쾨퍼(독일)를 세트스코어 2-0(7-5 6-3)으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하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거는 것을 커리어 골든슬램이라고 부른다. 조코비치는 앞서 2회전에서 영원한 라이벌 라파엘 나달(스페인)과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60번째 맞대결에서 승리한 기세를 이어갔다.
메이저대회 통산 24회 우승으로 남녀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조코비치는 커리어 골든슬램 달성에 올림픽 금메달만 남겨 놓고 있다. 역사상 이를 달성한 선수는 라파엘 나달(스페인)·세리나 윌리엄스(미국)·앤드리 애거시(미국)·슈테피 그라프(독일) 뿐이다.
조코비치로서는 20년 간 이어진 테니스 ‘GOAT(역대 최고 선수)’ 논쟁을 끝낼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 ‘BIG4’로 남자 테니스를 호령한 선수들은 모두 올림픽에서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해왔다.
올 시즌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나달과 2022년 은퇴한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각각 2008 베이징 올림픽 단식·복식 금메달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대회 복식 경기를 은퇴 경기로 나서고 있는 앤디 머레이(영국)는 2012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단식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2016 리우 올림픽 1회전 탈락 직후 눈시울이 붉어진 채 퇴장하는 조코비치. [게티이미지닷컴] |
이에 비해 조코비치는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최고 성적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이고 이후로는 입상하지 못했다. 2012 런던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하며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당시 조코비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패배"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출전을 위해 5월 프랑스 오픈에서 오른쪽 무릎 반월판 손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뒤에도 한 달여 만에 코트로 복귀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조국에 대한 애국심으로 올림픽 출전을 결심했다"며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동기부여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도 나달과의 경기 전날인 28일 사우스 파리 아레나1 경기장을 직접 찾아 남자 배구 A조 프랑스-세르비아 경기를 응원하며 강한 애국심을 드러냈다.
한편 조코비치의 8강 상대는 세계 랭킹 11위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다. 둘은 2021년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 만나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조코비치가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고 우승한 경험이 있다.
당시 조코비치는 치치파스에게 먼저 2세트를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으나 집념으로 내리 3세트를 따내며 대역전극을 펼쳤었다. 단식 경기가 열리는 롤랑가로스 경기장이 클레이코트인 점과 해당 코트서 강점을 보이는 상대라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연속으로 우승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도 나란히 8강에 올라 조코비치와의 결승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둘은 불과 2주 전에 윔블던 결승에서 맞붙었었다. 과연 젊은 선수들의 도전을 뚫고 5번 도전 끝에 조코비치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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