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브링홈: 아버지의 땅’은 모든 티베트인들의 염원이 담긴 그래서 아직도 진행 중이며 또한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꺾인 날개의 퍼덕임과도 같았다.
영화란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이 이야기는 실제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란 하나의 표현 기법을 빌려왔지만 지금도 진행 중인 사실이다. 그 중심에 선 텐진 릭돌이란 아티스트도 미국에서 살고 있는 티베트 난민이다. 그는 자신의 소원이자 평생 고국 티베트를 그리워하다 미국에서 생을 마감한 아버지의 소원을 이루기로 마음먹었다. 아니 그것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600만 티베트 난민들의 소원이었다.
사실 그것은 소원이란 거창한 단어로 표현되기에는 그 안에 담긴 함의(含意)가 너무도 깊다. 너무도 간절하다. 그 간절함은 그저 단 한 가지였다. 누군가에겐 일상과 맞닿아 있는 아주 단순한 지점이다. 바로 ‘내 나라 땅을 밟아보는 것’이다. 그 단순하지만 의미가 깊은 행위가 누군가에겐 죽을 때까지 이뤄질 수 없는 특별함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나아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목숨을 담보로 한 세상과의 마지막 작별이 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 될 수도 있었다.
죽음의 여정과도 같았던 이 과정은 고스란히 또 다른 티베트 난민 텐진 체탄 초클리의 카메라에 담겼다. 국적이 없는 감독의 눈과 또 이번 프로젝트를 계획한 나라 없는 국민 텐진 릭돌의 퍼포먼스는 그래서 진실하게 다가왔다. 아니 절절함이 묻어나 있었다.
이번 퍼포먼스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른바 ‘흙 밟기’였다. 인도의 한 지방 학교 운동장에 20톤의 흙은 펼쳐졌다. 그들의 잃어버린 조국 티베트가 펼쳐졌다. 펼쳐진 흙은 ‘OUR LAND, OUR PEOPLE’(우리 땅, 우리 민족)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전 세계 뉴스로도 소개된 이날의 퍼포먼스는 저항이란 개념 안에서 설명될 수 없는 뜨거운 무언가를 남겨 주고 끝을 맺었다. 이유가 없는 폭력의 강렬함보단 분명한 이유를 갖고 행하여지는 비폭력의 힘이 더 강력한 무언가를 담고 있단 사실을 17개월의 고난 했던 시간으로 얘기했다.
티베트의 역사는 계속되고 티베트의 그리움은 계속된다. 우리네 역사의 한 켠에 분명히 자리했고 그래서 우리도 알고 있는 그것의 실체를 이 짧지만 결코 끝맺을 수 없는 이야기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간절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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