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씨네;뷰] 강우석이 주목한 ‘고산자, 대동여지도’…"그 이유"
이미지중앙
[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한때 충무로 파워맨 1인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지금은 추억이다. 그는 이제 다음 작품 기획과 준비에 고민하는 연출자일 뿐이다. 흥행도 걱정해야 한다. 겉모습으로만 보자면 위상의 ‘급전직하’다. 하지만 본질을 찾아 돌아왔단 점에선 본인이 더 없이 원했던 지금의 모습이기도 할 것 같다. 국내 개봉 영화사상 첫 번째 1000만 돌파 화제작 ‘실미도’를 만들었던 강우석 감독이다. 그의 이름 석 자가 곧 흥행으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그리고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통해 달라진 시대 속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려 한다. 노장의 복귀는 곧 흥행 거장의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

이미지중앙

사진=강우석 감독(OSEN)

■ 강우석이 돌아올까?

강우석 감독은 ‘투캅스’ ‘공공의 적’ 시리즈로 한국 영화에선 전례 없는 프랜차이즈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이후 2003년 ‘실미도’로 국내 영화사상 첫 번째 1000만 돌파를 이뤄냈다. 그해 국내 영화제 감독상은 모두 강우석 세 글자만 호명됐다.

사실 그는 이후 투자와 배급 등 연출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다. 물론 2년에 한 편 꼴로 자신의 연출작을 선보여 왔지만 예전의 영광을 찾기는 힘들었다. 한 때 국내 트렌드와는 너무도 멀어진 그의 스타일을 지적하는 비평까지 나왔다. 탁월한 장르적 감각을 갖고 있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스타일에 갇혀 버렸단 지적이었다. 영화 ‘이끼’ ‘글러브’ ‘전설의 주먹’이 연달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투캅스’의 리부트로 불리던 ‘두포졸’은 기획 단계부터 불협화음이 들렸다. 이후 잠정적인 제작 중단 상태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강우석 감독은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그는 언제나 평범한 사람들의 얘기를 그려왔다. ‘장르 영화의 제황’으로 불리던 강우석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 모두가 그랬다. 실패했던 영화라 불리던 세 작품 모두도 그랬다. 하지만 더욱 처음으로 돌아가보고자 했던 것 같다.

강 감독은 영화 시사회 전 잠시 만난 자리에서 “이런 위대한 업적을 갖고 계신 분의 자료가 너무도 없다. 왜 그럴까에서 출발해 봤다”면서 “아마도 양반이 아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고 추측했다. 이어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발로 만들어 낸 이야기다. 그것은 무엇보다 위대하다”면서 “이 같은 위대한 이야기를 내가 제대로 담아냈는지 평가는 관객들의 몫이다”고 전했다.

이미지중앙

사진=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김정호 역을 맡은 배우 차승원(OSEN)

■ 20번째 연출작…“왜 지도꾼 김정호일까?”


강우석 감독은 이번 영화를 자신의 두 번째 데뷔작이라고 주변에 소개한다. 대체 왜 두 번째 데뷔작으로 실존인물 김정호를 선택했을까. 더욱이 박범신 작가의 ‘고산자’란 걸출한 작품이 이 영화의 원작이다.

강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김정호’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알았고 대동여지도가 훌륭한 지도라는 것 정도만 알았다”면서 “우연히 추천으로 박범신 선생의 소설 ‘고산자’를 읽었는데 자꾸 생각이 났다. 대동여지도가 왜 목판본으로 만들어졌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는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알았다”고 전했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감정에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강 감독은 실존 사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김정호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역사적 사실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영화적 설정을 가미했다. 무엇보다 전국 8도의 강산이 모두 담겨야 하는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CG가 아닌 실제 촬영으로 그림을 만들기로 했다. 대한민국 강산의 4계절이 이 영화 속에 담겨 있을 만큼 강 감독은 데뷔 이후 최고의 혼신을 다해 작품을 만들어 냈다. 중국을 통해 올라가 실제로 카메라에 담은 백두산과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실제 대동여지도 목판본은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할 수 있는 백미 중에 백미다.

강 감독은 “19편의 영화를 찍고 만들어 낸 내 영화 인생 첫 사극이다”고 자신있게 전했다.

강우석 감독의 20번째 연출작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오는 9월 7일 개봉한다.

cultu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