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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영 '함부로 애틋하게'] ①사전 제작의 흑역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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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화네트웍스, IHQ)

[헤럴드경제 문화팀=장영준 기자] '함부로 애틋하게'가 약 2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들로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가슴 먹먹한 엔딩을 선사하며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특별기획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 연출 박현석 차영훈 제작 삼화네트웍스 IHQ)는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안하무인 '슈퍼갑 톱스타'와 비굴하고 속물적인 '슈퍼을 다큐 PD'로 다시 만나 그려가는 까칠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 초반 분위기는 '로코'였지만 남주인공이 시한부 선고를 받으며 장르는 반전됐다.

앞서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가 사전제작 드라마로서 눈부신 성공을 거둔 까닭에 '함부로 애틋하게' 역시 방송가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극중 남주인공인 신준영(김우빈)의 시한부 설정과 출생의 비밀, 그리고 여주인공인 노을 역의 배수지를 향한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며 조금씩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7월 20일부터 방송된 MBC 'W(더블유)'의 예상을 뛰어 넘는 돌풍은 '함부로 애틋하게'의 인기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실제로 'W' 방송 이후 '함부로 애틋하게'의 시청률은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줄곧 8%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8월 24일 방송을 시작한 SBS '질투의 화신'까지 합세하자 '함부로 애틋하게'는 동시간 최하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이처럼 '함부로 애틋하게'가 부진을 겪은 원인으로 앞서 언급한 진부한 설정과 연기력 논란, 경쟁 드라마들의 약진 등이 꼽히고 있지만 사전 제작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특히 유독 폭염에 시달렸던 올 여름 내내 한 겨울 패션을 자랑했던 '함부로 애틋하게'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사전제작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사전제작은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된 대안이었다. 생방송 수준의 제작이 성행하면서 작품의 질은 떨어지고 시청률 경쟁에 매몰돼 판박이같은 드라마들이 쏟아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올해 두드러지게 쏟아지는 사전 제작 드라마들은 중국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애초에 우리가 기대했던 사전 제작 드라마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작된 '함부로 애틋하게'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전 제작 드라마가 언제나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로 남게 됐다. 김우빈과 배수지라는 톱스타들의 출연도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사실까지 증명했다. 씁쓸함 속에 막을 내린 '함부로 애틋하게'는 사전 제작 드라마의 한계를 드러낸 또 하나의 흑역사로 남을 전망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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