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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걷기왕’, 너무 빨리 만을 외쳐 못 봤던 일상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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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느림의 미학이 담은 단순한 진리는 결국 진심이었다. 영화 ‘걷기왕’이 그린 진심은 그 어떤 힐링보다도 기분 좋은 웃음을 전했다. 쉼표가 절대 ‘STOP’이 아님을 전했다.

1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걷기왕’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백승화 감독 및 심은경 박주희 김새벽 허정도가 참석했다.

이날 영화 속 주인공 ‘이만복’을 연기한 심은경은 ‘걷기왕’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그가 언급한 이유는 영화 속 마지막에 등장하는 만복의 대사였다.

그는 “‘이제 그만할래요’란 대사에 마음을 빼앗겼다”면서 “내 또래들은 꿈이란 것에 많은 억압을 받고 사는 것 같다. 꿈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나도 많이 고민했고 또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다”면서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도 어릴 적부터 연기를 했지만 꿈과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왔었다”면서 “이 영화의 엔딩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심은경은 청소년들 나아가 20대 혹은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가슴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나도 ‘빨리 뭔가를 해야 하는데’란 조바심에 살아왔던 것 같다”면서 “이 영화를 찍고 조금은 달라진 생각을 갖게 됐다. 천천히 걸어보라. 그러면 무언가 스쳐지나간 것들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될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이번 ‘걷기왕’을 보면서 울 뻔했다는 속내도 전했다. 심은경은 “영화를 보면서 울 뻔했다. 촬영할 때도 감동을 받았는데 완성본을 보니 더 마음에 든다”면서 “저도 만복이처럼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즐기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만복이를 보면서 깨달은 게 많았다. 사실 우는 게 쑥스러워서 참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걷기왕’은 심은경 외에 다른 배우들에게도 깊은 생각을 전한 듯 했다. 극중 심은경의 멘토이자 라이벌로 등장했던 ‘남수지’역의 박주희는 “사실 영화 속 캐릭터와 나는 정반대 성격이다”면서 “그런 점에선 오히려 내 캐릭터가 실제 심은경을 많이 닮았다. 나보다 일곱 살이나 어린데도 치열하게 하더라. 감탄했다”고 말했다.

극중 유일한 악역의 느낌으로 등장한 ‘선생님’역의 김새벽도 “매일 고민한다. 어제도 고민하고. 오늘도 고민한다. 꿈을 가져야 하고 남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에”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것들을 '걷기왕'을 하면서 많이 내려놓게 됐다. 그 방법을 배워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극중 코믹한 느낌의 육상부 코치로 등장한 허정도는 “출연 배우 중 나이는 내가 제일 많다. 하지만 배우 시작은 가장 늦었다”면서 “이 일을 하면서 자문한다. ‘좋은가?’ ‘걷기왕’처럼 아직은 너무 좋다. 그 느낌과 그 감정이 소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걷기왕’은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증후군 여고생 ‘만복’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얘기를 담았다. 심은경 박주희 김새벽 허정도 등이 출연했다. 개봉은 오는 20일.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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