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색다른 ‘갬블’(도박) 영화가 등장했다. 소재도 색다르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볼링’이란 스포츠를 통해 ‘도박’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살 떨리는 경쟁 나아가 통쾌하고 냉정한 승부의 세계가 담겼다. 영화 ‘스플릿’이다.

31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스플릿’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최국희 감독과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가 참석했다.

이날 영화 속 주인공 ‘철종’ 역을 맡은 유지태는 이번 ‘스플릿’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색다름’을 꼽았다. 그는 “도박 영화 시나리오를 몇 번 받아봤었다. 사실 대부분이 재미도 없고 뭔가 따라하는 것 같아서 거절을 해왔다”며 “그런데 ‘스플릿’은 달랐다. 우선 시나리오가 재미 있었다. 도전해볼만 하다 싶었던 작품이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이 연기한 ‘철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루저’ 역할은 그동안 몇 번 해봤다. 그런데 ‘철종’처럼 밑바닥까지 떨어진 배역은 처음이다”면서 “욕심이 생겼다. 밑바닥 인생을 연기할 때 다른 지향점을 갖고 싶었다”고 전했다.

볼링 영화이기에 볼링 실력도 끌어 올려야 했다. 그는 “프로 볼러 수준까지 올리고 싶어서 4개월 동안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면서 “시간만 더 있었다면 프로볼러 선발전에 도전해 봤을 것 같다. 진짜 볼링 연습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철종’과 묘한 로맨스를 펼치는 브로커 ‘희진’역의 이정현도 캐릭터의 색다름을 전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보고 의외였다”면서 “내게 밝고 명랑한 캐릭터가 들어온 게 처음이었다. ‘내가 언제 이런 역할을 해보지’란 생각에 무조건 출연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영화 속 히든카드와도 같은 자폐 기질의 ‘영훈’을 연기한 이다윗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다른 생각을 전했다. 그는 “이 캐릭터 연기를 위해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영훈의 몇 가지 습관을 설정했다. 눈을 깜빡이거나 손을 돌리는 등 이런 습관을 평소에도 계속 했다. 개인적으로 걱정이 많이 된 작품인데 오늘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웃었다.

개그맨 출신이자 뮤지컬 배우로 유명한 정성화는 데뷔 첫 악역에 도전했다. 그는 극중 무자비한 ‘두꺼비’로 출연한다. 정성화는 “나를 악역으로 믿어줄 감독이나 제작자가 있었나 했다”면서 “개그맨 생활도 했고 많은 분들에게 악역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주변의 우려를 전했다.

하지만 이어 “두꺼비 역을 위해 서글서글하고 쾌활한 사람이 악함을 만나면 어떻게 될지가 궁금했다”면서 “악역이 아니라 상대편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특히 나 역시도 볼링 연기를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유지태는 영화 전체의 그림과 밸런스에 대한 얘기를 전했다. 그는 “‘스플릿’은 중예산의 영화다”면서 “그 한계를 뛰어 넘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25억 규모 중급 영화다. 상업영화는 보통 블록버스터의 기준을 두고 평가를 한다”면서 “중급 예산 영화에서도 충분히 좋은 한국 영화가 탄생할 수 있다고 본다. ‘스플릿’ 또한 마찬가지다”고 강하게 말했다.

‘스플릿’은 도박 볼링 세계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한판 승부를 그린 작품. 유지태가 한물 간 전직 볼링 선수 ‘철종’, 이정현이 허당 매력의 생계형 브로커 ‘희진’, 이다윗이 자폐 기질과 천재적 볼링 실력을 동시에 지닌 ‘영훈’, 정성화가 철종과 악연으로 이어진 악역 ‘두꺼비’를 연기한다. 개봉은 다음 달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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