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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능이 불편해] ② '미운우리새끼' 자기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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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3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4포' '5포'를 넘어 'n포 세대'로까지 왔다. 내집마련에 인간관계 그리고 꿈과 희망까지 포기했다는 의미다. 암담한 현실에 처한 젊은 세대들. 무엇보다 이들을 더욱 무력하게 만드는 건 방송에서 그려지는 결혼과 육아에 대한 환상이다. 현실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방송과의 괴리를 짚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육아, 결혼 예능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각종 가족 구성원들을 앞세운 예능 프로그램들이 앞다퉈 생겨나고 또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 알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우리가 궁금해하던 톱스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점이 흥미를 자극하지만, 기본적으로 '공감'이라는 코드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SBS '미운 우리 새끼'는 노총각 아들들의 일상을 엄마가 들여다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엄마들의 '리얼'한 반응이 인기 요소다. 이 프로그램은 결혼을 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로 8년째 방송을 이어오고 있는 SBS '자기야-백년손님'은 사위가 처가에 간다는 콘셉트로 바뀐 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종편에서도 다양한 소재의 가족 예능들의 즐비하다. 김구라 이한위 주영훈이 출연 중인 채널A '아빠본색'은 본격적으로 아빠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아빠의 육아를 그리고 있다면 '아빠본색'은 아빠의 삶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남편이자 부모님께는 아들인 '아빠'라는 존재를 부각시켜 색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TV조선 '엄마가 뭐길래'는 반대로 '엄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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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조선, 채널A 화면 캡처)


이처럼 아이부터 엄마 아빠, 심지어 장인 장모까지 예능의 소재로 쓰이는 요즘 트렌드는 '비혼'과 '만혼'이라는 사회 현상과도 일부 맞물려 있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혹은 늦은 나이에 하는 이들이 늘면서 가족에 대한 개념은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부각시킬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진정한 '리얼'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 안에서 보여주는 재미는 덤이다.

예능은 그저 웃자고 만드는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드는 것이 예능 프로그램이다. 정보가 필요하면 교양 프로그램을 보고, 새로운 소식이 궁금하면 뉴스를 보면 된다. 하지만 요즘의 시청자들은 예능에서 웃음과 함께 어떤 '메시지'를 원할 때가 많다. 그래서 재미는 기본이고 그 메시지에 공감까지 할 수 있어야 프로그램의 인기를 담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예능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할 필요는 없다. 예능은 다큐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미를 최우선으로 추구하되 그 안에서 시청자들과 교감을 나눌 필요는 있다.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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