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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류준열 “‘더킹’, 최순실 시국과 별개...영화 자체로 재밌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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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흔히 '더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시끄러워진 현 시국에 수혜를 받은 작품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두 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의 영화 ‘더킹’을 보고 극장을 나서는 순간,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지울만큼 가장 강렬한 기억은 류준열이었다.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류준열을 ‘더킹’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류준열은 ‘더킹’에서 야망을 가진 검사 박태수(조인성)의 친구인 건달 최두일 역을 맡았다. 검사들 사이에서 유일한 건달 캐릭터로 극의 중심이 되는 역할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류준열은 ‘더킹’을 선택했다.

“인물을 선택했다기 보단 이야기를 선택했다. 제가 작품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시나리오다. 책을 늦게 읽는 편인데 ‘더킹’ 시나리오는 술술 읽혔다. 만약에 두일이 아니라 다른 역할로 제안이 왔어도 출연했을 거다. 이야기가 자체가 재미있고 한재림 감독님을 신뢰했다.”

극 중 들개파 일원으로 태수의 뒷일을 처리해주는 두일은 비열한 검사들과 상반된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대사도 많지 않고 조인성의 내레이션으로 흘러지나가는 장면이 많았음에도 류준열은 마지막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인물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 두일이 자체도 그렇고 제가 연기하는 스타일도 감정 표현을 쉽게 하지 않고 무표정을 하는 게 좋더라.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기 표정을 드러내는 순간이 많이 없다. 다들 여러 고민이 있을텐데 그게 잘 표현 안 된다. 배우라는 직업이 여러 인간 군상을 표현하고 사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 그거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드러나지 않는 여러 해석들을 관객들에게 돌리는 게 저의 도전이고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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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연이은 이슈가 터질 정도로 어지러운 시국이다. ‘더킹’은 한국 현대사를 다루고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와 자료가 등장하면서 현 시국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이런 평가에 류준열은 “시국도 시국이지만 영화 자체로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어떤 영화는 상투적으로 표현한다거나 비슷한 자료를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더킹’은 실제 자료가 들어가면서 영화가 주는 힘이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픽션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재미 중 하나인 것 같다.”

시국과 별개로 류준열은 ‘더킹’을 재미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시사회에서 처음 보고 나서도 자신의 작품이지만 관객으로 즐겼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재미 속에서도 자신이 시나리오에서 감동 받은 포인트였던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투표라는 포인트가 있는데 투표 자체보단 지금 지켜지지 않는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런데서 매력을 느꼈다. 지금 세상은 지켜지지 않은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점인 것 같다. 저도 학창시절에 투표를 하라고 배운 적이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그걸 배운 순간이 없었는데 ‘더킹’은 그걸 제시하는 중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셜포비아’ ‘미드나잇 썬’ ‘섬’ 등 상업 영화가 아닌 독립 영화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던 류준열을 대중적 스타로 올려놓은 것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다. 류준열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서 ‘응답하라1988’이 종영 1주년을 축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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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루하루에 의미를 두지 어떤 기념일에 의미를 부여하지도, 기억하려고도 안한다. 그런데 ‘더킹’ VIP 시사회를 앞두고 싱숭생숭 했는데 ‘응답하라1988’ 종영일과 시사회 날이 가더라. 뻐렁치는 마음을 주체하지 핸드폰을 들었다.(웃음) 굉장히 우연치 않게 다가온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 사진도 팬들이 올려준 것 중에서 골라서 올렸다.”

‘응답하라1988’로 한순간에 스타가 됐지만 류준열이 가진 마음가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작을 넘어야겠다는 욕심이나 부담감도 없어 보였다. ‘더킹’ 역시 류준열에겐 수많은 작품 중에 하나라고 표현했다. 그런 가치관은 류준열의 분량이나 작품의 크기와 상관없는 차기작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연기하는 직업을 가졌을 뿐 여러 사람들 중 하나라며 류준열은 대중들도 그런 모습을 봐주길 바랐다.

“‘응답하라1988’ 왕관의 무게는 말 그대로 대중들의 생각이다. 제가 생각하는 건 크게 무겁지 않다. ‘태어나서 작품 한 개만 할래?’라고 하면 고민하겠지만. 어떤 배우는 주인공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하는 게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 전 지금 제가 행복하다고 느끼면 된다. 인간은 누구하나 다를 게 없이 신 앞에서 평범하듯 저도 여러 사람 중 하나다. 그 안에서 이 직업을 가졌을 뿐이다. 전 똑같다. 그런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주위에서 친척 오빠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굉장히 좋은 말이더라.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기억엔 있는. 누구에게나 친척 오빠는 있지 않나.”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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