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7일 첫 방송되는 KBS2 새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극본 김미정 이정대 연출 한철경)는 6, 70년대를 배경으로 시대의 비극이 빚어낸 아픈 가족사를 딛고 피보다 진한 정을 나누는 세 모녀의 가슴 시린 성장기를 그려내는 작품이다.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고스란히 간직한 부모세대와 사랑과 야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해야 했던 70년대 청춘들의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가 펼쳐질 '그 여자의 바다' 첫 방송을 앞두고 관전포인트를 미리 살펴봤다.
◇ 처첩간의 기막힌 동거
'그 여자의 바다'에서는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동철의 소실이 된 영선과 그의 아들을 끌어안는 조강지처 순옥(박현숙) 의붓딸 수인과 정인을 사랑으로 품으려 하는 첩 영선(이현경) 그리고 인고의 세월을 거치며 진짜 아버지로 각성해가는 윤동철(이대연)까지 조금은 특별한 가족이 된 이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예정.
특히 박현숙과 이현경은 상식이나 도덕을 뛰어넘어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본처 순옥과 첩 영선 사이의 기묘한 워맨스(우먼로맨스)를 통해 때로는 유쾌한 웃음을, 때로는 가슴 저릿한 아픔을 선사한다.
◇ 70년대 청춘들의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
초반 아역들로부터 파란만장한 이야기의 바통을 이어받는 오승아와 한유이 그리고 그녀들 앞에 등장하는 최성재, 김주영은 사랑과 야망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하는 70년대 청춘들의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를 그려나간다.
거칠게 몰아치는 역경을 꿋꿋이 극복해나가는 윤수인(오승아)과 그녀의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김선우(최성재) 그리고 지긋지긋한 흙수저와 장남이라는 굴레를 탈출하고 싶었던 최정욱(김주영)과 지독한 콤플렉스와 끝없는 욕망으로 수인을 가혹한 운명으로 몰아세우는 정세영(한유이)까지 운명처럼 얽혀가는 이들의 꿈과 사랑 욕망과 배신은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것으로 보인다.
◇ 위대한 모정에 대한 이야기
첩과 의붓딸로 만난 영선과 수인, 불쑥 끼어든 영선을 차마 엄마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린 수인과 친 딸처럼 품으려는 영선의 엇갈린 애증 관계는 회를 거듭할 수록 깊어지며 안타까움을 더할 예정. 아이돌 이미지를 벗고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배우 오승아와 다수의 작품에서 각기 다른 절절한 모성연기를 선보여왔던 배우 이현경의 모녀 조합 또한 기대되는 관전포인트다.
비록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모녀사이지만 너무나도 닮은 운명의 굴레에 갇혀버린 수인과 그녀를 위해 끝없이 헌신하고 희생하는 영선의 특별하고 위대한 모성은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마저도 먹먹하게 만들 전망이다.
◇ 그때 그 시절 우리들의 이야기
'그 여자의 바다'는 전쟁의 상처가 채가시지 않은 60년대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고 통탄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살아가기 위해 서로의 상처를 부비며 위로했던 그 절절하고 따뜻했던 휴머니즘을 되살려 낸다.
극중 셋방살이 이웃들까지 살뜰히 모여 모두가 가족처럼 지내는 수인이네 주변의 이야기는 가난했지만, 이웃 간의 온정이 살아있고 가족끼리 끈끈하게 뭉쳤던 시절의 훈훈한 추억과 향수를 소환한다. 무엇보다 반효정 김승욱 이칸희 손종범 김도연 한은서 채민희 최우석 조선형 등 명품 조연진은 사람냄새 진하게 풍겨나는 자연스럽고 완숙한 연기로 TV소설 다운 작품을 완성시켜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 여자의 바다'의 연출을 맡은 한철경 PD는 "전쟁으로 인한 가족의 비극과 자신의 처지를 한탄할 겨를도 없이 생존의 길로 내몰렸던 1960년대 우리네 할머니와 어머니의 굴곡진 삶을 드라마를 통해 돌아보고 그들이 어쩌면 자식인 우리에게도 숨겼을 마음의 상처를, 말 못한 통한의 그림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다독일 수 있기를 바래본다"며 "먹고 사는게 힘들었지만 그만큼 이웃 간 정이 돈독하고 가족끼리 끈끈하게 뭉쳤던 인정이 살아있던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추억으로 지금의 어려움을 견뎌내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닮아가는 의붓모녀의 조금은 특별한 모정과 위대한 희생을 담아낼 '그 여자의 바다'는 27일 오전 9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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