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원이 보여준 가능성, 그래서 더 아쉬운 절반의 성공
이미지중앙

원(사진=YG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모두의 기대 속에 YG의 두 번째 남자 솔로 원이 데뷔했다. 아직까진 100% 자신의 옷을 찾아 입진 못한 듯 보이지만 일단 절반은 성공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서 14년 만에 남자 솔로 아티스트가 데뷔했다. 훤칠한 외모에 준수한 랩 실력까지 두루 겸비한 원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세븐의 데뷔 초창기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미소년 비주얼은 왜 그가 YG 솔로 계보를 잇게 됐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이번 원의 솔로 싱글 ‘원 데이’는 데뷔 앨범인 만큼 공을 들인 티가 묻어났다. 현 힙합 아티스트 사이에서 가장 핫하다는 차차 말론과 그루비룸이 앨범 프로듀싱을 맡아 퀄리티를 높였다. 현재 음원차트 1위를 달리고 있는 헤이즈의 EP ‘///’도 그루비룸이 참여한 앨범이다.

외부 프로듀서가 합류하는 경우가 드문 YG가 그만큼 원의 데뷔 앨범을 위해 정성을 쏟았다는 말과 같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그냥 그래’와 ‘해야해’다. ‘그냥 그래’는 EP사운드가 더해진 힙합 장르로 대중적이고 밝은 멜로디 일면에 쓸쓸한 감성을 입혀 절제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노래다. ‘해야해’는 슬픈 코드 진행과 함께 청량한 피아노와 808킥이 더해져 다이내믹한 느낌을 풍긴다.

이 두 곡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트렌디’하다. 복잡한 곡 설명은 뒤로하고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그렇다. 트렌디한 힙합 음악을 구사하는 프로듀서들답게 원의 데뷔곡 또한 ‘세련’이라는 표현과 걸맞게 뽑아냈다. 노래하는 듯 자연스러움이 묻어는 원의 랩 역시 일품이다.
이미지중앙

사진='해야해' '그냥 그래' 뮤직비디오 스틸 컷


또 원을 전면에 내세운 ‘그냥 그래’와 ‘해야해’ 뮤직비디오는 그의 잘생긴 비주얼을 십분 활용했다. 싱그러움과 묘한 느낌을 전하는 이번 뮤직비디오는 연결고리처럼 사물에서 사물로 넘어가는 장면을 통해 신선한 영상미와 재미를 안긴다. 전반적인 뮤직비디오 구성은 원 만의 장점을 잘 살려냈다. 이렇듯 원의 데뷔 앨범은 대형 소속사의 체계적인 기획력에 맞춰 현 트렌드와 가장 잘 부합하는 결과물로 탄생했다.

하지만 ‘YG의 14년만 남자솔로’라는 타이틀에 비해 음원성적은 다소 부진하다. 실시간 차트 1위는 고사하고 10위권 내 진입도 실패했다.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선 첫 진입 30위권, 다음날인 현재 18위를 기록했다. 앨범 발매일의 화제성에 비해 성적은 다소 아쉽다.

물론 역주행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지만 음원차트의 빠른 회전률이 그에게 행운을 안겨줄 진 미지수다. 다만 이번 앨범 자체를 실패했다고 평가하기에도 애매하다. 원은 이 앨범을 통해 흥행이나 인기가 아닌 자신의 음악 방향성을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원이 롤모델로 지드래곤을 꼽은 이유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지드래곤은 가요계의 대표적인 트렌드 세터로 꼽힌다. 이번 앨범에서 보여준 방향성이 ‘트렌디’가 맞다면 원의 첫 단추는 잘 꿰어졌다. 하지만 아직 이 트렌디함이 원의 것이라기 보단 남의 옷을 입은 느낌이라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이 트렌디함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재탄생 시키는가에 따라 YG 두 번째 솔로 주자의 향후 성공 여부가 달렸다.
cultu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