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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자 Pick] "법대로 하자"는 말 속에 담긴 진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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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검사내전'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법대로 하자!"

이 말은 합리적 이성의 표현일까, 공격적 어투일까. 이 말을 매우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도발로 보는 이가 있다. 바로 현직 검사다.

김웅 검사는 법에 의한 분쟁 해결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기보다 새로운 분쟁과 갈등을 낳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재판이란 실제로 옳은 것을 가리는 절차가 아니며 원칙과 규범을 따르기보다 대중의 욕구와 분노에 좌우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법과 처벌로 모든 걸 해결하겠다는 입법 만능주의와 형사 처벌 편의주의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현직 검사 김웅의 생각이다.

그렇게 '검사 내전'을 내놨다. 저자는 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래 18년간 검사 일을 해오며 스스로를 ‘생활형 검사’라고 지칭한다. '검사내전'은 검찰 안에서 경험한 이야기이자, 검사라는 직업 덕분에 알게 된 세상살이, 사람살이를 둘러싼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려서부터 검사를 꿈꿔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엉겁결에, 어쩌다 보니 검사가 된 저자가 한 치의 사심 없이 오직 검사라는 직분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끊임없이 거짓과 싸워야 하는 검사 일을 하다 보니 한때는 사람 말을 믿지 않게 되었을 뿐 아니라 그들을 만나는 게 지겨워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다른 인생의 찢어진 틈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꿰매주어야 할 때가 많기에 다시 일의 보람을 느끼게 되며 더 나은 검사로 거듭났다. 사건 피의자들과 피해자들을 만나며, 범죄 자체가 내뿜는 악에 집중하기보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욕망과 그로 인해 드리워진 삶의 그림자들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고. 저자는 자신이 비록 죄를 다루는 검사라 하더라도 세상사를 단편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특히 저자는 세상의 일들을 직선적으로 추정하지 않고 이야기의 뒷면과 진짜 사연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세상의 약자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검사내전'을 통해 인간과 법, 그리고 두렵고 원시적인 존엄함에 대한 생각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김웅 |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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